자작모음
백대현, 다를 게 없어
백대현
2025. 3. 20. 11:06

다를 게 없어
살랑살랑 실바람
흔들리는 늙은 이파리 하나
썩은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목숨 줄 유지하는 건
일 미터 앞에서 멀끔히 바라보는
이 몸과 다를 게 없어
태양이 열 번 뜨고 또 열 번 떠도
달이 열 번 지고 또 열 번 져도
한 번도 이 손으로 잡을 수 없다는 건
저 이파리 손아귀 힘보다
더 미약한 것을
오늘도 뭘 잡으려 아등바등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