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목적과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이 말은 단순한 기술적 조언이 아니다. 내가 왜, 무엇을 위해, 누구를 향해 글을 쓰는지를 스스로 묻는 일이다. 글의 목적이 분명해질 때 글의 방향도 거기에 맞게 나온다.
글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내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글이고, 다른 하나는 내 마음속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글이다. 전자의 글은 독자가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있으므로 명료함과 객관성이 중요하다. 보고서, 기획서, 설명문과 같은 글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후자의 글은 조금 다르다. 이 글에는 글을 쓰는 사람의 감정과 시선이 자연스럽게 담기기 때문에 무엇보다 독창성이 중요하다. 시, 소설, 수필과 같은 문학의 장르가 여기에 해당한다.
글을 쓸 때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독자다. 지식을 전달하는 글은 대개 특정한 대상을 염두에 두고 쓴다. 반면 감정을 표현하는 글은 대부분 불특정 다수를 향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기 생각을 풀어쓰는 글은 여기에 속한다.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가르치기 위해서라기보다 지금 내 마음에 떠오른 생각과 감정을 여러 사람과 나누기 위해 쓰는 글이다.
그래서 이러한 글을 쓰는 사람은 한 가지 중요한 자세가 필요하다. 나와 다른 생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인정하는 마음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이 있다. 어떤 사람은 내 글에 공감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비판하거나 반박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차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아직은 차라리 글을 쓰지 않는 편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 목적과 의도, 대상이 있듯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자유의지가 있다. 누구의 글이든 읽다가 취향에 맞지 않으면 멈추면 된다.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끝까지 읽을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고, 그들이 쓴 글도 얼마든지 찾아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글을 쓰는 사람은 처음부터 한 가지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상대는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세상은 처음부터 서로 다른 모습과 생각으로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설령 내 글이 비판을 받더라도 다름을 갈등의 이유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것을 서로를 이해하고 이어 주는 통로로 여기면 된다. 지혜롭게, 조화롭게, 평화롭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라는 뜻이다.
나는 이 마음가짐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글을 읽는 타인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아직 마음속 사랑이 충분히 자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글을 쓰는 목적이 다른 데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글쓰기는 잘 쓰느냐 못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또 내가 쓴 글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며 쓰는 일도 아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마음의 소리> 정규 과정 중에 꼭 나오는 내용이다. _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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