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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130

백대현, 그를 바라보는 *그를 바라보는  소슬바람 불어오면허리 굽어아기 이파리 뒤에 숨고 해가 방긋하면벌떡 일어나지나가는 하루살이 붙잡고 굵은 장대비에얼굴 맞고 진흙에 박히고살려고가쁜 숨 헐떡거리고 그를 바라보는이 눈망울에 맺힌 건빗물인가눈물인가 백대현. 2024. 11. 28.
백대현, 멈춰진 시계 * 멈춰진 시계  널 잊기 위해온종일 다른 것만 생각해 널 내게서 떨치기 위해일부러 힘든 일만 찾아해 널 잊은 거 같아서널 떨친 거 같아서이젠 쉬려고 의자를 찾았지 아아, 또 그려지는 너의 얼굴가슴이 그냥 시려 안보기 위해 눈을 감으면가슴 속에 너는 앉아 있어 시간이 흐르면잊을 수 있다고떨칠 수도 있다고 말했던 너 내 맘 속에 앉아 있는 네가나도 모르게 가 주었으면 좋겠어 왜 내게 시계는 항상 멈춰있는 지네가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어 백대현. 2024. 11. 12.
백대현, 오장폭포에서 오장폭포에서  하늘과 산이 만나계절마다 사랑하고 현인들 세대 이어 올라가뜻 찾으려 공부하고 인간들, 섭리(攝理) 내팽개치고변형시켜 희희낙락하고 자연도 현인도 맘 아파 피눈물 흘리니내리다 숨다 다섯이나 반복하고 그 이름 오장이라 칭하여의미 이어갈 이 기다리고 2024. 11. 시흥예총 워크숍 2024. 11. 12.
백대현, 맘은 매한가지 * 맘은 매한가지  칠십이 이십 품으면늑대라 손가락질하고이십이 칠십 사모하면덜 익은 복숭아라 하고 칠십이라 한들이십이라 한들제 맘을 어찌 알고 조절할까 늙은 늑대 죽을 날 모르고복숭아 익기 전 떨어질 거 모르고 칠십이라 한들이십이라 한들실 하나도 통과 못할 간격이지 늑대도 복숭아도그 맘은 매한가지죽을 날 기다리는 미물(微物)의 하나지 2024. 8. 31.
백대현, 뭐가 다르지 뭐가 다르지 백대현 여기에 오고 싶지 않았어 이미 다녀온 그들 얼굴이 다 잿빛이었거든 귀띔도 해주었어 그곳 길은 머리 할큄 당한 돌멩이 팔 다리 찢긴 흙이 사방에 널브러져 있다고 직접 봐야 했어 그들 말이 천 번 만 번 맞더라고 어제 내린 비로 생긴 두 뼘 웅덩이 속에서 돌멩이와 흙이 아직도 숨을 가삐 쉬고 그들 틈에서 붉은줄지렁이 한 마리도 비비꼬고 있더라고 지렁이가 몹시 불쌍해서 막대기 하나 들고 생각했어 뭐가 다르지? 지렁이가 말했어 “여긴 내 최고의 안식처(安息處)란다. 그러니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바보야.” 2024. 2. 29.
백대현, 내 것이 될지니 내 것이 될지니 백대현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이라 여기면 저 새털구름과 뭐가 다를까 내 것이라 해도 내 것이 아니라고 여기면 핑크 다이아몬드라 한들 뭔 소용일까 내 것이 아니어도 내 것이라 여기면 내 것이 될지니 뭉게구름 소소바람에 밀리는 그 찰나 만큼이라 해도 어찌 기쁘지 아니 할까 2024. 2. 17.
백대현, 사랑인 거지 사랑인 거지 백대현 보고 싶을 때 다 보는 건 사랑이 아니야 보고 싶어도 참을 수 있는 게 사랑인 거지 볼 수 있다고 다 보는 건 사랑이 아니야 볼 수 있어도 마음으로 보는 게 사랑인 거지 눈으로 보는 건 사랑이 아니야 마음으로 보는 게 사랑인 거지 2024. 2. 9.
백대현, 빙빙 도는 오목눈이 빙빙 도는 오목눈이 산이마에 뭉게구름 걸쳐 있고 빙빙 도는 오목눈이 돌다 지쳐 낡은 소파에 앉아 맘을 박박 긁고 있어 눈망울에 걸린 구슬 소매 끝으로 훔치고 곧 눈감을 거 알면서 뭔 아쉬움이 있다고 곧 끝인 거 알면서 뭘 더 가지려고 남풍이 엄지척하니 봄 햇살 비춰 반짝하네 얼굴이 반짝거리네 2024. 1. 25.
백대현, 그를 바라보는(강아지 풀) 문(文)·사(史)·철(哲) 종합교양지 계간, 『글의 세계』 겨울호(제56호) 출품작 * 그를 바라보는(강아지 풀) 소슬바람 불어오면 허리 굽어 아기 이파리 뒤에 숨고 해가 방긋하면 벌떡 일어나 지나가는 하루살이 붙잡고 굵은 장대비에 얼굴 맞고 진흙에 박히고 살려고 가쁜 숨 헐떡거리고 그를 바라보는 이 눈망울에 맺힌 건 빗물인가 눈물인가 2024. 1. 14.
그를 바라보는(강아지 풀) 그를 바라보는 (강아지 풀) 소슬바람 불어오면 허리 굽어 이파리 뒤에 숨고 해가 방긋하면 벌떡 일어나 지나가는 하루살이 붙잡고 굵은 장대비에 얼굴 맞고 진흙에 박히고 살려고 가쁜 숨을 헐떡거리고 그를 바라보는 이 눈망울에 맺힌 건 빗물인가 눈물인가 백대현. 2023. 7. 7.
땅에 묻지 마세요 땅에 묻지 마세요 이생 떠나려니 피 같은 눈물 멈추질 않네 어차피 작정한 거 빨리 가야지 스무 알 캔에 넣고 벌컥벌컥 마셨지 고작 이렇게 살다 가는 거야 너무 힘들어서 먼저 가려고 모두 미안해 날 낳아준 분들에게 예의는 있어야지 못난 나 때문에 가슴에 시커먼 멍 안고 살 텐데 인사는 하고 가야지 모니터에 완결 안 된 문장 하나 눈에 띄고 읽는 찰나, 구급차 불러 썩는 내장 청소했어 새 삶, 보름달처럼 떠오르고 길거리 걷다 보면 날 보고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는 이들 있어 글은 생명 주는가 봐 글 쓰는 사람들 죽어가는 이, 다시 살리는 요술부리는 사람들인가 봐 당신이여, 당신이 단 한 생명 살릴 수 있다면 눈 아프고 온몸 쑤셔도 그 재능, 땅에 묻지 마세요 백대현. 2023. 6. 23.
백대현, 네가 그냥 좋아 2023. 3. 3.
백대현, 나도 하나 너도 하나 2022. 8. 15.
백대현, 그대의 향기 2022. 6. 7.
백대현, 그대는 2 2021.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