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 대 소녀처럼 순수했다!!
2025년 마지막 날 오후 세 시 무렵,
금년도 회개문과 감사 제목
내년 기도 제목을 적고 있었다.
그때 한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글쓰기와 출판에 관해 상담할 게 있는데
방문해도 될까요?”
망설임 없이 그러라고 했고,
그녀는 네 시 반쯤 사무실 출입문을 열었다.
첫인상만으로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정확한 나이는 대화 도중
삼십 대 중반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
자기 손으로 입을 반쯤 가린 채 웃는 모습은
십 대 소녀처럼 순수했다.
미리 알고 지낸 사이처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어느덧 시곗바늘은 여덟 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첫 만남에서 거의 네 시간을 함께했다는 것은
‘마음결’이 비슷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녀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영어와 논술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에는 니체 철학에 관심이 생겼다며
말을 덧붙였다.
“선생님은 처음 뵙는데도 참 좋은 분 같아요.
그리고 하시는 일을 말씀할 때는
정말 행복해 보이시고요.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살 수 있을까요?”
질문에 따라 답의 길이는 달라진다.
몇 초면 되는 것도 있고, 몇 분이 필요한 것도,
몇 시간도 모자랄 때가 있다.
그녀에게 말했다.
“그 질문의 답은 삼박 사일도 모자랍니다.
다음 기회에 천천히 하지요.
다만 오늘은 공자의 나이대별 의식의 성장과,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조금 전에 당신이 말한 니체 철학을 엮어서
간략히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듣는 자세에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풍기는 고요한 향기가 있었다.
이런 사람은 하늘이 꼭 기억해서
때가 되면 크게 쓴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의 소리> 수업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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