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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교육

백대현, 글은 사람을 찾아간다

by 백대현 2026. 3. 31.

글은 사람을 찾아간다

 

 

 

   삶의 끝을 생각하던 한 여인이 있었다. 우연히 한 편의 글을 읽고, 다시 살겠다고 마음먹고 일어섰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쉽게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들려준 전후 사정을 듣고 나서야 글의 힘을 실감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이후 두 번째 삶이라 여기며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고 현재는 인정받는 전문가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편의 글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앞에서, 그저 취미로만 글을 썼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물론 그녀처럼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글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글의 색이 너무 강해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기독교적 분위기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솔직한 반응도 보였다.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내 글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글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후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다. 작가가 언제 글을 썼던, 독자는 지금 읽는다. 같은 글이라도 어떤 이는 위로를 받고, 어떤 이는 불편함을 느낀다. 글의 가치는 글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주하는 사람의 마음 상태와 시간, 삶의 맥락 속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 수많은 글을 대한다. 그러나 ‘왜 하필 지금, 내 눈앞에 이 글이 나타났을까? 왜 이 글 앞에서 내 마음이 움직이고 멈춰 서서 읽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은 던져본 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다가 함께 공부하는 한 선생님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글의 수는 몇 개 있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글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분에게 글쟁이로서의 느낌을 강하게 받고 직, 간접으로 “당신은 글쟁이입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글을 읽으면서 그 직감이 틀리지 않았음도 다시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글이 나를 불렀다’라는 제목 앞에서 한참 머물렀다. 글은 내가 읽고 싶어서 선택해 읽는 것 같지만, 그 글이 나를 불렀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어쩌면 우리는 글을 쓰면서도 글에 의해 불려 다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내가 쓴 글 하나가 어느 순간, 어떤 이유로, 미지의 사람에게 도착해 읽히게 될지 모른다. 그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도 또 다른 누군가의 눈앞에 설 것이다. 우리가 끄적인 글 하나는 누군가의 마음의 변화도 생명도 살릴 수 있다. 더 많은 글쟁이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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