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쓰려 하지 말고 그냥 써라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쓰진 않는다. 글은 쓰고 싶다고 써지는 게 아니다.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막상 펜을 들면 수많은 장애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음은 있어도 자꾸 멈추게 되는 이유는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글쓰기는 기술을 배우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제대로 꾸준히 쓰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해 본다.
첫 번째로 가져야 할 마음 자세는 ‘무조건 쓴다’와 ‘공개해야 한다.’이다. 글쓰기는 강의를 듣는다거나 책으로 공부한다고 저절로 써지지 않는다. 특별한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일단 쓰고 보여주면 그 횟수만큼 좋아진다.
그 중간 과정에는 참고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쓰는 순간만큼은 글의 형식은 잊어도 된다. 품사, 문장 성분, 맞춤법 같은 문법 말이다. 그것들은 나중에 확인해도 된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생각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생각의 흐름이 살아야 글도 살아난다.
또 ‘어떻게’보다 ‘무엇’을 쓰는가이다. 표현을 고민하기 전에, 내가 정말 쓰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자기에게 물어야 한다. 혼자만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해도 좋다. 글의 힘은 화려한 표현이 아니라, 무엇을 말하느냐에 있으므로 남을 의식해서 ‘어떻게’에 빠지다 보면 점점 글쓰기가 힘들어진다.
문장은 짧을수록 좋다. 길고 복잡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은 읽는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처음엔 단문으로 쓰는 걸 권장한다. 그리고 쉽게 써야 한다. 쓰는 사람의 눈높이가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가 이해할 정도면 된다. 사실 좋은 글은 어렵지 않다. 유식해 보이려고 이해할 수 없는 단어, 문장 등을 쓰면 독자가 공감하기 어렵다.
물론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는 게 많을수록 좋다. 내적 경험과 외적 정보 모두를 포함한다. 내가 쓰고자 하는 무엇에 대한 독서나 경험한 것을 많이 알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글도 깊어진다. 자료를 모으는 노력도 당연히 필요하다. 내 안의 생각과 바깥의 정보가 만나면 글은 더 풍성해진다.
글은 아무리 쓰려고 해도 막히는 날, 즉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 써지지 않을 때는 억지로 쓰기보단 순간 떠오르는 내용이 있으면 메모를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아둔 작은 기록이, 나중에는 한 편의 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나간 글감을 다시 찾으려면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윌리엄 진서는 “이제는 됐다 싶을 때까지 고치고 고치는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쓴 글은 반드시 수정을 거쳐야 한다. 한 번에 완성되는 글은 없다고 보면 된다. 여러 번 읽고 고치는 만큼 글은 단단해진다. 퇴고의 횟수가 곧 글의 완성도다.
쓴 글을 공개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용기가 글쓰기를 멈추지 않게 하는 에너지로 바뀐다. 글은 공개한 순간 내 것이 아니다. 독자의 글 또는 몫이 된다. 즉 많은 사람이 내 글을 공감할수록 글쓰기는 더 성장한다. 타인의 시선이 더해질 때, 글은 살아 움직이며 세상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소리> 네 번째 수업 내용이다.
'강의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대현, 사인으로 시작된 동행(책에 사인을 받는 철학적 의미) (1) | 2026.04.26 |
|---|---|
| 백대현, 모든 글은 남을 가치가 있다 (1) | 2026.04.24 |
| 백대현,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 (1) | 2026.04.22 |
| 백대현, 과거를 통과해 미래를 연 사람들 (0) | 2026.04.21 |
| 백대현, 글쓰기의 숨은 동력(動力) (0) | 2026.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