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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교육

백대현, 삶을 다시 묻는 시간

by 백대현 2026. 5. 5.

삶을 다시 묻는 시간

 

 

<마음의 소리> 기초 과정에서 중간 단계로 넘어갈 때 등장하는 핵심 주제는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다. “여기에 왜 왔니?”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참여자는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현재의 위치와 역할을 점검하며 삶을 되돌아본다.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과거의 내가 이어져 온 결과이며,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은 어제 죽은 이들이 꿈꾸던 시간이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능력만이 아니라 부모와 가족,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보이지 않는 버팀 덕분이다.

 

그럼에도 일부 사람들은 지금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 이뤄낸 결과라고 여긴다. 그러나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지지와 도움 위에서 만들어진다. 다만 바쁜 삶 속에서 돌아볼 여유가 없었을 뿐이다.

 

삶의 전환점을 이야기할 때, 지지와 도움 전에 꼭 등장하는 것은 고통과 역경이다. 이에 대한 고민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철학적 화두다.

 

사르트르는 “고통은 자유의 대가이다.”라고 했다. 인간은 선택하고 결정하며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불안과 고통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는 것이다.

 

니체는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고통 없는 삶은 성장이 멈춘 삶.”이라고 보았으며 인간은 고통과 역경을 통해 자신을 성장해 나간다고 했다.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고통의 원인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집착’에서 찾았다. 세상은 내 의지나 형편과 상관없이 무관하게 흘러가며, 고통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불교 역시 삶의 본질을 고통으로 본다. 인간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고, 소유하려는 집착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다. 고통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며, 이를 깨닫는 것이 해탈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마음의 소리>는 글쓰기 수업이지만, 단순한 기술 습득에 머무르지 않는다. 글쓰기를 통해 고통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통과해야 할 삶의 본질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한다. 인간의 삶에는 정답이 없기에,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답을 예로 제시할 뿐이다.

 

수업 진행 중에, 그 흐름을 받아들이며 자기 삶 속에서 ‘나만의 터닝 포인트’를 찾는다. 즉 그 전환점을 발견하고 감사로 받아들이게 한다. 그것을 발판 삼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고통과 역경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다. 그것을 견디고 통과하는 과정, 즉 연단을 통해 우리는 희망과 의미를 발견한다. 그림자를 통과해야 빛을 받듯, 고통을 이겨 내야 기쁨과 성취가 따른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또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자연과 우주의 흐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많은 고통이 사실은 나의 욕망과 집착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 순간, 삶은 새로운 방향으로 열린다.

 

그래서 중간 단계를 지나 심화 과정으로 넘어가면서 깨달음에 가깝게 다가선 사람들은 ‘사랑, 인생, 죽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적극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반면 앞 과정에 전심을 다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이 주제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마음의 소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지혜롭게 살아가려는 사람만이 완주할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모든 글쓰기 주제가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고통, 역경, 환란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감사의 이유로 받아 들이고, 동시에 “나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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