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쓰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유
인간은 누구나 긍정적인 삶을 원한다. 그런 삶은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사람은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고 관계는 소통을 통해 깊어진다. 의사소통은 단순한 대화의 수단이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오늘날 그 중심에는 SNS가 있다. 자신이 쓴 글이나 그린 그림, 찍거나 만든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이 올린 게시물에 관심을 표현하는 일은 이제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이다. 물론 아무리 시대의 흐름이라 하더라도 표현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는 개인의 자유다. 누구도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행동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표현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의외로 많은 부분이 ‘자존감’이나 ‘겸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겸손은 자신을 낮춘다기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며 자신을 과장하지 않는 자세다. 얼핏 보면 두 단어 모두 조용함이나 침묵과 연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선지 어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자존감 있는 태도이며, 겸손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진정한 자존감과 겸손은 침묵 그 자체에 있지 않다. 그것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에 있다. 자기를 실제보다 크게 부풀리지도 않고, 반대로 지나치게 작게 만들지도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을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는 태도다. 아는 것은 서로 나누고 모르는 것은 배우는 게 진짜 자존감이고 겸손이다.
사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표현이 없으면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없다. 관심과 공감, 감사와 응원의 말은 좋은 관계로 이어지는 작은 씨앗과 같다. 특히 SNS에서 남겨지는 댓글은 단순한 반응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것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지식을 공유하는 창구가 된다. 누군가의 글에 공감하고 의견을 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이 생겨나고, 생각은 더욱 깊어진다. 이미 이러한 문화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토론 문화와도 닮았다. 사람들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질문하며 더 넓은 세계를 이해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사유는 더욱 풍성해졌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소통이 긍정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악성 댓글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고, 글의 의도를 잘못 이해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부작용 때문에 소통 자체를 외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소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하게 연결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외면한 채 홀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삶도 가능하겠지만,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생하는 삶이 더 의미 있다고 본다. 자신을 과대도 과소도 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시선으로 타인과 마주할 때, 우리는 건강한 소통과 관계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이 과정은 글 쓰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고 SNS가 세상의 중심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대현, 『하늘의 것 땅의 것』 본문 142p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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