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삼 년 전 모 기관에서 했던 인터뷰 내용입니다.

인터뷰 주제 :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전해지면 좋을 서원의 전인교육
1. 먼저 간단한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백대현입니다. 저는 지역신문에 청소년 인성이나 교육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고요. 시나 소설, 수필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사)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 사무국장으로 봉사하면서 지역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인성교육과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는 예절과 인성을 중시하는 전인교육을 추구해왔습니다. 전인교육은 조선 시대에는 필수적으로 이루어졌던 교육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옛 선비들은 전인교육 시 어떤 학습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서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이란 동방에 있는 예의가 밝은 나라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자칭 이름을 붙인 게 아니고 중국의 시선에서 우리나라를 보고 한 말입니다. 그만큼 예의가 갖춰진 나라였던 것이지요. 그 예의는 조선으로 이어지면서 서당이나 향교, 서원, 성균관 등을 통해 꽃을 피웠다고 봅니다.
특히 서원은 지금으로 치면 사립학교에 속하는데 당시 지역마다 특색에 맞춰 설립되었습니다. 조선이 건국되면서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유학이나 유교 문화가 들어오면서 어린아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에 바탕에 깔려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크게는 우주의 근본이나 본질부터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나 살아가는 이치, 작게는 개인의 수양, 인간관계 등을 익히며 자신의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해서 완성된 인간으로 사는데 두었습니다.
3. 현재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예절 인성교육보단 성적 중심의 이론 교육을 더욱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 되고 있는데요. 특히 학교폭력이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의 인성논란은 더욱 불거졌습니다. 따라서 전인교육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전인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인교육의 비중이 예전보다 낮아진 이유
전인교육의 비중이 당시 조선사회보다 낮아진 이유는, 먼저 현대 사회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의 팽창으로 학교나 사회가 일등을 요구하고 능력 있는 사람만을 대접하고 있습니다. 최고 명문학교나 일류 대기업 등으로 모든 학생이나 청년들이 몰리기 때문에 그 흐름에 탑승하지 못한 많은 청소년들이 가정만이 아니라 학교, 사회, 국가 등에 불평불만이 높아진 것입니다. 그 열등감이 생기고 효능감이나 자존감 등이 떨어지면서 그 분노와 화를 자기보다 약한 또래나 사회에 돌리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학교에서는 이런 상황을 잘 알면서도 대세라는 이유로 성적과 진학에 집중시키느라 인간성에 대한 중요성이 담긴 교육이 뒤로 밀려났던 것입니다.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전인교육이 필요한 이유
조금 전 이야기와 맥락이 이어지는데요. 청소년 시기는 모 학자의 이야기처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듯, 나는 누구인가를 정확히 찾는 즉 자기 정체성을 찾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거리가 있습니다. 성적에 의해 가는 명문 학교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성적을 받기 위해선 전인교육을 통해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현 사회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비행이나 문제는 다 여기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서로 공존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고 함께 발전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청소년 시기를 대부분 보내는 학교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른 교과목보다 우선하여 가르쳐야 할 것이고 여기서 꼭 필요한 이유가 나옵니다.
4. 조선 시대에는 주로 서원에서 전인교육을 담당해왔는데요. 조선 시대 학자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덕목이나 학문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또 오늘날의 학교와 조선 시대 서원의 ‘전인교육’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조선 시대 학자들이 가장 중시했던 학문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면, 거경과 궁리라고 봅니다. 거경이 내적으로 내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궁리 즉 외적 수양으로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공부한다는 의미이지요.
조선은 태조 이성계를 중심으로 정도전이나 조순 등의 역할로 건국되었는데 그 정신 바탕엔 유학적 이상을 왕조에 실현시켜 보려고 했습니다. 그 이상에 거경궁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고려의 불교 폐단도 알리고 정권의 정당성을 갖고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정신을 하나로 모으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그래서 최고의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을 필두로 중. 고등기관인 서원이나 향교, 초등교육기관인 서당 등을 통해 그 이상을 실현하려고 했을 겁니다. 모든 교육기관은 과거시험 통과를 최종관문으로 놓고 성리학을 교육했는데 그 과목이 정신이 되어 나라의 모든 분야에 침투되었습니다. 비록 후반에 많은 병폐가 나왔다고 해도 지역의 인재를 모아 교육시켜서 개인의 역량만이 아니라 나라에도 큰 역할을 하게 했던 것은 긍정적 사실입니다. 이 모든 교육의 바탕은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공자나 맹자 등의 가르침대로 인간이 갖춰야 할 본분과 자기 수양을 전인적 교육의 중심테마인 지성과 감성 의지 등을 살피며 자기실현의 학문을 닦고 타인을 존중하며 우주의 보편적인 진리까지 탐구하는 공부를 했던 것입니다.
-현대의 학교와 조선 시대 서원의 전인교육 차이점
당시 서원도 입신양명에 최종 목적을 둔 것은 숨길 수 없습니다. 현재도 모든 교육의 중심이 성공이란 단어에 꽂혀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교육 내용이 인간으로서의 지켜야 할 명목을 확실히 구분해서 가르쳤기 때문에 인간성이 좋은 사람들이 국가의 요직을 맡는 비율이 높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대는 전인교육을 거의 형식적으로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친구 간 등 모든 관계의 질서가 희미해지면서 허물어지는 것입니다. 부모에겐 효가 당연한 삶의 자세였고, 스승의 권위를 인정하고 스승의 그림자도 함부로 밟지 않지 않았던 과거의 교육이, 현대의 학교 교육에 이르러서는 일등주위에 밀렸다는 것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자면, 당시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고 우선순위가 바뀐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참 본성과 성적과 입시 위주의 순서라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 각자의 흥미나 적성, 가치 등을 찾지 못하게 하는 교육입니다. 민족의 정신과 정서를 무시한 교육은 설령 뛰어난 능력을 갖출 진 몰라도 제대로 된 전인교육이 갖추지 못한 상태에선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이라도 전통을 기반으로 한 전인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고 그게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5. 전인교육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서원이나 청학동을 찾아 인성 예절교육을 실시하는 학생들도 많아지는 추세이죠. 그러나 이 교육방식이 현대와 맞지 않을 것이라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서원은 몇 군데 방문한 적은 있지만 청학동엔 가보진 않아서 정확히 어떤 교육을 하는 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유추해 보면 우리 민족의 정서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방식이 현대사회의 흐름에 뒤처지거나 맞지 않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우리 학생들에게 민족정신이 담긴 전인교육을 무시하면 절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면, 우리나라는 수천 년간은 나라 이름은 바뀌었어도 같은 한반도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국민의 정신과 정서는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민족정신이 일제강점기와 민족전쟁을 겪으면서 외세의 힘에 밀려 갑작스럽게 교육제도나 정책이 일본이나 미국 등의 입김이 침투되면서 정서적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우리 것을 버리고 남의 것만을 추구하면 당연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교 수업시간에 전인교육시간을 확고히 정착시키고 입시에 높은 비중을 두면 그 대상자들은 싫어도 해야 하듯, 싫어도 하는 것을 통해, 좀 더 인간다운 사회로 변할 수 있다고 봅니다.
6. 마지막으로 ‘서원산책’ 독자들과 전인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많은 교육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조선의 오백여년 만이 아니라 그 전의 모든 나라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해서 흘러왔습니다. 이는 인접해 있는 중국이라는 큰 나라의 영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홍익인간이라는 이념 하에 잘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그만큼 우리민족의 정신과 정서는 위대하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아야 할 우리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비록 정권유지 차원으로 들여온 유학과 유교 문화가 조선 후기에 폐단도 있었지만 우리민족 정서에 깊이 박힌 것은 어쩔 수 없고 숨길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일제점령기를 거치고 독립을 하면서 준비되지 못한 상태로 외세의 문화가 물밀 듯이 들어왔고 특히 교육 분야는 그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학교는 시대적 상황과 함께 성적과 입시가 주요 포인트가 되었고 그로 인해 사회도 일등주의 학벌주의 성공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민족의 정신과 정서를 가르친 서원 같은 교육기관이 거의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교육적 측면으로 볼 땐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서원에게 가르쳤던 유교 문화는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남편과 아내, 친구와 친구, 국가와 개인 간의 질서를 알게 해주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혜를 준 게 분명히 있었는데 외세로 인해 우리 것을 잃은 꼴이 된 것입니다. 이 현상이 인간성 상실로 이어져서 우리 각자도 사회도 국가도 자기 밖에 모르고 경쟁만 해야 하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의 전통 사상과 문화와 전인교육의 줄기를 유지한다는 건 대단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귀사가 가진 이 마인드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우리 학생들도 변하고 그들이 성장에서 사회에 나가면 사회도 변하고, 지역사회가 국가가 세계가 변할 수 있을 겁니다. 옛 것이라고 제대로 살피지 않는 이 교육 목표와 목적을 이뤄나가고 수고하시는 서원산책 담당자 분들께 몇 번이고 감사를 표하고 그 뜻을 존중하는 독자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전인교육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 중에 필수가 되어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zsLrP-xgNs&t=9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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