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은 마음이 쓴다
어느 수강생이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선생님, 수업하실 때 보면 정말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
“네,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분들이, 먼 훗날 훌륭한 작가가 되어 인터뷰할 때 ‘그 시작에 B 선생님이 있었다.’라는 말을 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일부 마음이 꼬인 사람들은 ‘뭐야, 재수 없어!’ 하며 표정이 달라진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마음이든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진심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와 연을 맺은 이들에게 가진 것을 다 주고 싶고 언젠가 그들이 성공한 자리에서 시작을 나로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과분하게도 벌써 그런 분위기가 있다. 함께 공부했던 분이 자신의 블로그에 ‘현자(賢者)’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어느 분은, 선비 또는 칸트 등 좋은 단어를 써서 칭찬해주었고, 또 어느 분은 <마음의 소리> 강좌가 좋다고 지인에게 추천해 주셨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기분 좋은 문자를 받았다.
“선생님, 좋은 아침입니다. 지금 카페에서 원고 작업 중인데요,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어요. 제게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요즘은 정신이 온통 글과 함께 있는 느낌이에요. 글쓰기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을 주네요. 무엇보다 제 효능감이 크게 높아졌어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럼 다시 원고 작업에 집중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 문자를 읽으며 확신했다. 평소 예의 바르게 수업에 임한 분들의 공통점은 한결같다. 나를 낮추고 상대를 올린다. 타인을 칭찬하는 마음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마음이 고와서 다른 사람을 인정할 줄 알아야만 나오는 마음의 소리다. 이젠 이들은 진짜 글 쓰는 삶에 들어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미래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의 마음가짐만으로도 훌륭한 작가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와중에,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어느 분이 나를 험담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 이야기를 전해준 분은 오히려 본인이 더 화가 났다고 했다. 어쩌면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 말을 듣고 크게 한 번 웃은 뒤, 이렇게 말해 주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모든 사람을 다 만족하게 할 수 없고 좋아하게 할 수 없습니다. 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실망하고 상처받을 수도 있겠지요. 실제 그런 적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거기까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비방하면 글을 오래 쓸 수 없습니다. 글은 마음에서 나오니까요. 그분이 <마음의 소리> 수업의 진정성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아 아쉽지만, 그 이름은 알고 싶지도 않고 그분의 마음이 그런 걸 제가 어찌할 도리가 없지요. 더 많은 공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수양하는 방법밖에 없지요.”
이야기를 전해준 분은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덧붙였다. ‘아마도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정확한 판단이다. <마음의 소리> 수업은 초반에 ‘시기’와 ‘질투’라는 두 단어를 반복해서 꺼낸다. 또 일부러, “재수 없지요?”라는 물은 뒤 그 반응을 읽는다. 그것은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내 자랑을 하기 위함도 아니다. 글을 쓰고자 하는 그 사람이 마음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라는 목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기술보다 ‘마음씀’이 더 중요하다. 어디서 무얼 하며 살든 나의 인연을 높여주는 건 좋은 마음이다. 설령 누군가 정말 재수 없게 자랑질해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자랑질하는 그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내 마음의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다. 글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쓰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쓴 내 글이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결정한다. 글은 마음이 쓴다.
'강의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백대현, 문인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 (0) | 2026.04.16 |
|---|---|
| 백대현, 잘 쓰고 싶으면 나를 먼저 써라 (1) | 2026.04.14 |
| 백대현, 불혹(不惑)은 서랍을 연다 (1) | 2026.04.10 |
| 백대현, 나를 넘어 세계로 가는 글쓰기 (0) | 2026.04.08 |
| 백대현, 보이지 않는 마음을 따라 쓰다 (0) | 2026.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