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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교육

백대현, 잘 쓰고 싶으면 나를 먼저 써라

by 백대현 2026. 4. 14.

잘 쓰고 싶으면 나를 먼저 써라

 

 

글쓰기에 갑자기 관심이 생기고,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먼저 주관적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이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다.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내면을 향해 조용히 내려가는 과정이다. 글쓰기의 입문 단계에서 이 과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음의 소리> 기본 과정에서도 맨 먼저 강조하고 있다. 글을 잘 쓰는 방법보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듣고 받아들이는지가 우선이다. 많은 이들이 표현력이나 구성에 집중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쓰느냐’이다. 그 출발점이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처음 쓰는 사람, 한동안 쓰기를 중단했던 사람,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솔직함이다. 남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이나 멋진 문장을 쓰고 싶은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야 한다. 문장이 거칠어도 괜찮고, 흐름이 매끄럽지 않아도 상관없다. 울퉁불퉁한 돌이 시간이 지나며 다듬어지듯, 글도 그렇게 변해 간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의식 아래에 머물러 있던 감정들이 떠오른다. 이유 없이 불편했던 기억, 설명되지 않던 감정들이 문장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이 무의식의 표출이다. 이 과정에서 글을 쓰다 말고 마음이 울컥하거나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이 경험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을 넘어,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감정에 끌려다니던 사람이, 이제는 그 감정을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런 변화는 원활한 인간관계로 이어진다. 타인과의 갈등, 반복되는 감정의 패턴 속에서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왜 나는 그 말에 상처받았는지, 왜 같은 상황에서 늘 같은 감정을 느끼는지 스스로 묻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회피가 아니라 직면으로 이어진다.

 

이 지점에서 글쓰기는 글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 억눌렀던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마음은 가벼워진다. 작은 일에도 다시 의욕이 생기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에서 감사의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다.

 

글쓰기는 글을 잘 쓰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삶을 새롭게 해석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마음의 소리>가 지향하는 글쓰기 역시 여기에 있다. 성찰 없이 쓴 글은 겉은 화려해 보여도 오래 남지 않는다. 잘 쓰기 위해 애쓰기보다,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정직하게 기록하는 데서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글은 기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써 내려가면서 자기만의 글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그래야만 강좌가 끝난 뒤에도 펜을 놓지 않는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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