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은 더 단단한 나를 만든다
졸업을 앞둔 마지막 시험에서 한 교수는 몇몇 학생에게 낙제점을 주었다. 그 결과 해당 학생들은 졸업이 미뤄졌고, 누군가는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했으며 또 누군가는 학업을 포기할 상황에 놓였다. 졸업을 코앞에 둔 시점이었기에 학생들의 실망과 불만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중 한 학생이 교수에게 찾아가 따져 물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 정도 썼으면 좋은 점수를 주셨잖습니까? 왜 하필 가장 중요한 시점에 이런 점수를 주셔서 졸업 못 하게 하십니까?”
교수는 잠시 학생을 바라보다 담담히 말했다.
“자네의 리포트는 그 점수 이상 줄 수 없었네. 그리고 점수를 평가하는 것은 내 권한일세. 한 학기를 더 다니든, 불만이 있어서 학업을 멈추든 그 선택은 자네 몫이네.”
학생은 화가 났다. 이미 세워 두었던 졸업 후 계획도 모두 미뤄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 과목을 다시 수강했고, 한 학기 뒤에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그 학생은 교수를 찾아갔다.
“교수님, 돌이켜 보면 그 과목 이수하지 못했다고 해서 세상을 사는 데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조금만 양보해 점수를 주셨어도 누구 하나 문제 삼지 않았을 거고 한 학기를 더 다닐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하셨습니까?”
교수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 자네 말이 맞네. 자네 인생 전체로 보면 과목 하나쯤 부족하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걸세. 하지만 자네의 마음가짐은 달라지지. 학교에서는 나만 자네의 성적을 평가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수많은 사람이 자네를 평가하게 된다네. 만약 자네가 눈가림으로 졸업했다면 이후의 삶에서도 비슷한 태도로 자신을 속이며 살 가능성이 컸을 걸세. 나도 자네 인생을 망친 꼴이 되는 거지. 작은 실패 하나 이겨내지 못하면서 큰 성공을 바란다는 건 모순이니까….”
살다 보면 억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조금만 눈감아 주면 될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 불편한 시간과 실패의 경험이 사람을 단단하게 만든다. 당장은 늦어지는 것 같아도, 정직하게 넘어야 할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이 결국 더 멀리 갈 수 있다.
책 제목이 기억나지 않지만, 제3회 <마음의 소리> 수강생 대상 시 공모전을 마치면서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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