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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교육

백대현, 고쳐쓰기 문을 열기 전에

by 백대현 2026. 6. 19.

고쳐쓰기 문을 열기 전에

 

M 선생님이 <사랑하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낭독했다. 글의 주제는 ‘6개월 후 세상을 떠난다는 가정 아래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실제 상황이 아님에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나 역시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인 “당신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어. 고맙고 또 고마웠어. 그리고 사랑해. 안녕.”에 이르기까지 집중하며 들었다.

 

이제 선생님을 포함해 함께 공부하는 분들은 진지하게, 때로는 힘들게 써서 제출한 글을 다시 살펴야 한다. 헤밍웨이가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말했듯, 내 글을 다이아몬드처럼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고쳐쓰기의 첫 단계는 문장을 손보는 일이 아니다. 내가 쓴 글이 주제에 맞게 쓰였는지, 그 안에 진실한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마음의 소리>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문을 두드린다. 학창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도 있고, 자신을 찾기 위해서,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책을 내기 위해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수강생 수만큼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도 다양하다.

 

출발점과 그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에게 공통된 전제가 하나 있다. 바로 글쓰기다. 시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시를 쓰고, 소설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소설을 쓴다. 책을 내고 싶은 사람도 결국은 글을 써야 한다. 목표는 달라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은 같다.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를 먼저 알고 이해하는 데 있다. 내가 가진 생각과 감정, 경험을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사람마다 전하고 싶은 내용은 다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 간다는 점은 같다.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글쓰기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한다. 멋진 문장, 팔릴 만한 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끄는 글에 집중한다. 그러나 글쓰기의 출발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특히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일수록 거창한 이야기나 특별한 사건을 찾기보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먼저 써야 한다.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안에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만의 삶의 흔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쳐쓰기의 첫 단계에서는 글의 완성도보다 진실성을 먼저 살핀다. 이 이야기가 정말 내가 경험한 것인지, 이 감정이 실제로 내가 느낀 것인지, 이 문장 속에 내 생각과 삶이 담겨 있는지를 스스로 묻게 한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글쓴이는 자신의 글을 처음부터 다시 바라본다. 그래야만 수업이 끝난 뒤에도 자신이 정말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다.

 

M 선생님의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그것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그 글 속에 선생님이 품고 있는 진실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마음의 소리>를 수료한 선배 기수들의 글을 소개하고 있다. 그 글들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화려한 기술에서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바라보려는 용기, 그리고 끝내 쓰고 싶었던 진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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