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 노래가 되는 순간
어느 날, 함께 글을 쓰는 동료 한 분이 찾아왔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생소한 제목의 노래를 틀어 놓고 들어보라고 했다. 별 기대 없이 듣기 시작했는데, 가사도 좋고 멜로디도 아름다웠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물었다.
“무슨 노래입니까? 아주 좋네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 쓴 시에 AI가 곡을 붙여 준 노래입니다.”
순간 마음이 움직였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내가 쓴 글에 나름의 가락을 붙여 흥얼거리곤 했다. 시를 쓰다 보면 문장 속에서 저절로 리듬이 들릴 때가 있었고, 그 느낌을 따라 노래처럼 불러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음악 이론도 몰랐고, 악보를 읽을 줄도 몰랐기에 늘 거기까지였다. 마음속에는 노래가 있었지만, 세상 밖으로 꺼낼 능력이나 방법은 없었다.
그날 들은 노래는 포기했던 꿈을 노크하기 시작했다. 시와 노래는 먼 사이가 아니다. 시는 처음부터 음악성을 품고 태어난다. 단어를 배열하는 방식, 행을 끊는 호흡, 반복되는 음운과 리듬은 하나의 선율이다. 시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높낮이와 박자가 생기는데, 그것은 악보에 적히지 않은 음악과도 같다.
또한, 시는 압축된 언어의 예술이다. 짧은 문장 안에 수많은 의미를 담고, 은유와 상징 사이에 여백을 남긴다. 노래는 그 여백을 멜로디, 악기 소리, 가수 목소리로 채운다. 그래서 어떤 시는 읽을 때보다 노래가 되었을 때 더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한다.
시를 포함한 문학은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존재의 의미와 같은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도 다룬다. 모든 문학이 자아를 탐구하고 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음악은 그 감정을 사람들의 가슴까지 실어 나르는 날개와 같다. 시와 음악이 만날 때 감동이 더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동료가 돌아간 후, 그가 알려 준 프로그램을 찾았다. 반신반의하며 시 한 편을 넣고 노래를 만들어 보았다. 여러 번 들어보며 내가 담고 싶었던 감정과 의도가 어느 정도 살아있는 노래를 내려받기 시작했다.
글자로만 머물러 있던 시가 목소리를 얻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음악적 재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포기했던 일이었지만, 한 걸음씩 접근하고 있다. 그 길을 열어 준 기술과 그것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덕분에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마음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는 시대를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집 제목인 『내 마음에 피는 노래』도 어쩌면 이 순간을 예고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내 마음속 시들은 오래전부터 노래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나는 종이 위에만 머물던 시를 음악과 함께 세상에 내보낼 것이다. 하나씩 곡을 만들고, 하나씩 노래를 완성하며 꾸준히 올릴 생각이다. 지금까지 써온 시를 모두 노래로 만들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시를 쓰고, 노래를 만들며,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충분한 기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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