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아닐 것 /백대현

 

우연이 아닐 것

 

 

 

 

 매일 이 시간이면,

  종이컵에 커피를 털고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다음에는 컴퓨터를 켜고 가장 먼저 메일함을 엽니다.

 

  오우?!

  야릇한 스팸 문구?

  여기 저기 거래처에서 발주 또는 항의 등

  암튼 거의 이십 여개의 메일이

  지우고 또 지워도

  항상 보관함을 채우고 있습니다.

 

  근데 요즘 가장 기다리는 메일이 하나 있습니다.

  '○○' 이란 제목의 메일입니다.

 

  그것은 제 ○○에 올린 이런 저런 글에

  미지의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언행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작가 한스 카로사(Hans Carossa 1878~1956)는

  '人生은 만남이다.' 라는 짧은 철학적 문장으로

  깊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저는 이 문장을 무척 좋아합니다.

  바로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그 실천하는 맘이

  그것을 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의 수준 낮은 글에 미지의 사람들이

  짧지만 정성스럽게 남긴 댓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것은 제가 좋아하는 위 문장을 실천하는데 있어

  그 상대가 되는 분들의 존귀한 마음을 알기 때문이죠.

 

  거듭, 저의 부족한 글에

  사랑의 맘으로 세상을 빛내주시는 여러분에게

  지금 마시는 커피를

  나누어 마시고자 합니다.

 

  오늘도 여러분 각자의 生에, 멋진 역사를

  기록하고 남기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여러분,

  이 넓은 세상에서 당신을 이런 저런 모양으로 만난 건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합니다.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