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 때 그 친구(침목)
아무도 모른다.
이 철길에
십 대 중반에 왔다 간 것을
잠시 머뭇거리자
주름투성이 침목(枕木)이
눈꺼풀 간신히 열고
날 아는 듯 묻는다.
“설마, 네가 그때 너니?”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니, 의심했다.
여태 숨을 쉰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한참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에게 미안했다.
이젠 눈이 어두워져
서로에게
색 바랜 흑백 사진이 되었다
돌아오는 길,
또 볼 수 있을까
십 대 때 그 친구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까
젖은 눈시울,
봄바람이 가린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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