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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백대현,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

by 백대현 2021. 2. 13.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무엇을 원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대왕님이 햇볕을 가리고 계시니

옆으로 비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답했단다.

 

후배가, “명절 연휴인데 여행이나 다녀오시지

오늘까지 출근해서 뭐 하세요?”라고

궁금해 했다.

 

그의 물음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에 관한

대답을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노동과 여가’란

개념이 떠올랐다.

‘노예는 자기 일을 반복할 뿐이고

자유인은 일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성찰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내놓는다.’고 한다.

전자는 노동이고 후자는 여가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즐기지(?) 못하고

이 시간도 자판을 두드리는 것은

노동일까? 여가일까?

 

디오게네스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바윗덩어리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각자 다른 자신의 삶을 자신이 사는 거처에서

자신에게 맞는 여가를 즐길 때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알렉산드로스가 돌아가면서,

‘내가 왕이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었을 것이다.’고

말한 의미도 여기에 있다.

 

내가 자판을 두드리는 행위는 

세상에 필요한 일의 하나라고 확신한다.

노동이 아닌

여가를 즐기고 있다는 말이다.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