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연령(情緖年齡) 1.
며칠 전, 가을이 비를 통해 자신의 등장을 알리는가 싶더니 어느 새 내 맘 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버렸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 몇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면서, 물이 반 남은 컵을 보면서 아직도 아니면 벌써 라는 긍정이니 염세니 하는 상투적이고 단편적인 판단의 구별을 포함해서부터 인생의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 정서연령(情緖年齡)의 차이가 난다.
대부분 정신연령(精神年齡)은 잘 알고 있지만 정서연령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 본적이 없을 것이다.
사전을 빌려 구태여 그 정의를 먼저 말하자면,
정신(精神)은, 단어 그대로 사고나 감정의 작용을 다스리는 인간의 마음을 일컫고
정서(情緖)는,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생각할 때에 일어나는 갖가지 감정이나 또는 그런 감정을 유발하는 주위의 분위기나 기분. 또는 본능적, 충동적으로 외부에 표출되기 쉬운 감정 등을 말한다.
두 가지 모두 제각각인 인간을 왜 제각각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남과 여의 정신연령 차이를 말한다. 물론 절대적인 차이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비슷한 나이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높다고 알려져 있다.
글을 쓰는 작가들은 정신이라는 단어보다 정서를 두고 더 많은 고민을 한다. 특히, 섬세한 여성 작가들은 남녀의 정서연령 차이를 10년 이상으로 본다. 그렇다면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10년의 차이는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이런 계절에는 남자와 여자의 가슴속에서 확연히 다른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남성은 ‘가을을 탄다.’ 라는 핑계로 수많은 여성의 모성애를 자극하며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그런 남성을 둔 여성은 그런 남성의 뒤처리로 속을 많이 태운다나?
(눈치 빠른 여인네들은 알아들었을 껄?)
다시 말하자면, 남성은 여성의 가장 큰 약점인 모성애를 이용하여 자신의 절대나이를 잊고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한단다. 여성은 이해할 수 없는 애가 되어 버린 남성을 두고 타이르기도 하고 이런 저런 방법은 써 보지만 이미 애가 된 그를 어찌 할까나.
문제는 애가 된 남성도 그런 남성을 옆에 둔 여성도 아니다.
인간의 정서연령을 이해해야만 해결책이 보인 다는 것이다.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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