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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도서

가제, 『아프지만 내 인생이니까(부제: 마음의 소리』 정기획(Since 1996) 11월 출간 예정!!

by 백대현 2024. 10. 24.

가제, 『아프지만 내 인생이니까(부제: 마음의 소리』

정기획(Since 1996) 11월 출간 예정!!

Prologue(초안)

※ 이 내용은 출간 전 수시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복사 금지)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프로이트(Freud)는, ‘표현되지 않는 부정적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감정은 살아서 숨어 있다가 나중에 더 추한 방식으로 표현(표출)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은 사는 동안 경험했던 모든 나쁜 감정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의식(無意識) 안에 숨어 있던 가지각색의 나쁜 감정을 꺼내 표현해야 그 감정들이 사라지면서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의 삶이 변화되고 발전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가 말했던 무의식을 여기에서는 ‘마음’이라고 칭하겠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데는 글쓰기가 최고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마음의 소리>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서 탄생한 성인 글쓰기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실용적 글쓰기는 나누지 않습니다. 글은 초등학교만 나와도 자음과 모음을 압니다. 음운을 알게 되면 단어의 분류, 형성, 의미 등을 배우게 되고,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문장, 문단 등 문법적 요소를 이해하게 되면서 논리적인 글은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쓰기를 배우지 않았더라도 성인이라면 내가 가진 재능이나 익힌 기술을 논리 또는 설명으로 얼마든지 글로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여타 글쓰기 강좌와 다릅니다. 누구나 쓰는 글이 아닌 아무나 쓰지 못하는 글, 즉 ‘내 글’을 쓰게 하는 데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내가 글을 쓰려는 이유와 목적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과 글을 동시에 사랑해야만 써진다는 영적 분야를 조심스럽게 다루며 쓰면서 도전하게끔 합니다. 그래선지 글과 책을 통해 성공과 물질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은 답답함과 고루함 때문에 금방 싫증이 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문학의 다양한 장르도 이론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시, 소설, 희곡, 평론 등은 쓰기를 사랑해서 계속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향성을 찾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그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며,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는 인류애를 목표로 해야만 누구나가 아닌 아무나 안에 내가 속하게 됩니다.

글은 무서운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쓰는 자의 마음이 정화(淨化)되지 않은 상태로 스킬만을 가지고 글을 쓰다 보면 오히려 그 글로 인해 다른 영혼이 망치는 길로 들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명이 <마음의 소리>라고 해서 오로지 마음의 위로나 치유 쪽에 무게를 두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대상을 6가지 부류로 구분했습니다. 첫 번째가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잘 써지지 않는 분입니다. 이 대상을 맨 앞에 둔 이유는 20회 모든 수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분들은 글을 통해 나 자신을 찾고 싶거나, 학창 시절 문학 소년이나 소녀를 다시 한번 느껴 보고자 하는 분들입니다. 즉, 나의 진로나 정체성을 명확하게 몰랐던 사람이 해당 주제에 맞춰 글을 쓰다 보면 나의 잠재의식 속에서 글 쓰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것을 알아차리거나 어린 시절 못다 이룬 꿈을 이제라도 갈망(渴望)하게 됩니다. 네 번째 대상은 내 글을 SNS나 블로그 등에 올리되 더 잘 써서 올리고 싶은 분들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쓰기를 이해하는 분들일 가능성이 높고, 어떤 글이든 지속적으로 쓸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대상은 내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보고 싶거나 작가를 꿈꾸거나 등단을 준비하고 싶은 분입니다. 이들은 이미 작가와 다름없습니다. 펜을 계속 잡느냐, 현실로 인해 놓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시던 분들이 이제 때가 되어 기지개를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섯 부류의 대상자가 우연이든 필연이든 여러 매체를 통해 수강을 신청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매년 4월경에 시작해서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9월에서 10월 초순에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2024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고가 나간 4월 초순 첫날 10명이, 개강일 직전까지 28명이 신청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는 초반(3회 1명, 6회 1명)까지 해서 총 30명으로 완성된 출석부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전년과 같은 수였습니다. 아쉽게도 신청자 중 8명이 처음부터 수료식까지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으로 22명이 출발해서 5명이 사정상 다음 기회로 넘기고, 마지막 20회까지 완주한 분은 17명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생각 나누기, 회차별 강의, 기본적인 이론, 주제에 맞춰 글쓰기’ 등 크게 4가지 순서로 20회 동안 진행했습니다.

‘생각 나누기’란 당일 화두와 다양한 질문 카드를 활용합니다. 이는 각자 마음에 있는 소리를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성인 학습자는 대부분 페르소나(Persona)로 삽니다. 답할 시간을 길게 하면, 마음에 있던 답이 생각으로 이동하면서 저울질합니다. 입을 통해 뱉을까 말까, 찰나에 판단하고 결정합니다. 받은 질문에 답하지 않고 대체로 솔직하지 못한 답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나의 신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부끄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기기도 하고, 구태여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성패는 여기에 달렸기 때문에 이겨 내지 못하면 수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높아집니다.

‘회차별 강의’는 생각 나누기의 연장선으로, 철학, 문학, 역사 등 인문학적 내용을 담습니다. 그 이유는 글을 쓰는 참 목적, 글을 왜 쓰는지의 마음 자세를 제대로 갖추게 하기 위함입니다. 글은 나를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타인을 살리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나의 내면이 거짓과 위선, 이기(利己)로 바윗덩어리처럼 단단한데, 그런 마음 상태로 글을 쓰면 미지의 사람이 그 글을 읽으면서 영혼이 혼탁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이론’이란 학창 시절 배우고 익힌 문법을 말합니다. 대부분 성인 학습자는 국어의 문법적 요소인 품사, 문장 성분, 띄어쓰기, 맞춤법, 표준어 등을 모르는 게 아니라 잊고 산 사람들입니다. 기초적인 내용만 다시 떠올리면 스스로 과거의 기억을 찾거나 각종 자료를 통해 자기 주도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문법 시간은 최대한 줄였습니다.

‘주제에 맞춰 글쓰기’는 시간 관계상 과제로 제시하고, 다음 강의 전까지 제출하게 했습니다. 주제 키워드는 ‘나 중심’입니다. 나의 기억, 생각, 경험, 가치관, 현재 삶, 미래 상상하기 등 내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제출한 원고 중에 해당 주제에 맞는 글을 몇 편 선정해서 직접 낭독하게 합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듣고, 말하면서 언어 영역을 직접 경험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오랜 시간 잠자던 내 마음의 결이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리고 체험하게 합니다.

쓰기와 오랜 시간 단절된 삶을 살다가 새로운 계기를 만나 쓰게 된 글은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고쳐쓰기를 3~4회 동안 합니다. 수정 및 퇴고 과정은 기존 작가들도 어렵고, 힘들어하고, 하기 싫어합니다. 그러나 글 쓰는 자들의 숙명(宿命)에 해당하므로 그들은 기꺼이 그 시간을 이겨 냅니다. 이제 출발한 분들은 기성 작가보다 몇 배 힘들어하는 게 사실입니다. 이를 알기 때문에 고쳐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초대 작가를 모시고 마음을 다시 한번 잡게 합니다. ‘작가와의 대화’는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과 결단과 목표를 동시에 줍니다. 작가가 글쓰기 입문 과정에서 어떻게 그 높고 어려운 벽을 넘고 이겨 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나도 할 수 있고 또 해 보자는 마음을 스스로 외치게끔 합니다. 외친 함성 소리는 고쳐쓰기를 하는 동안 펜을 버리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고쳐쓰기는 몇 번을 반복해도 또 하고 싶을 정도로 글 쓰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모든 초고는 걸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 거의 2백 번을 수정했다고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도 『개미』를 무려 12년 동안이나 고쳐서 세상에 내놓았다고 합니다. 대문호들도 이럴진데 이제 시작하는 사람들은 쓰는 것보다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썼던 글을 다시 수정하는 과정은 처음 쓰는 과정보다 열 배는 더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포기합니다. 자기가 자기 글을 평가하면서 스스로 실망하고, 자기가 써 놓은 글을 앞에 놓고 자신을 스스로 비하하기도 합니다. 이 단계를 넘어야 진짜 글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기도 하고, 이 과정을 이겨 낸 선배 기수의 예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를 이해한 분들은 직접 글, 단락, 문장, 단어를 역순으로 해서 고쳐 나갔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원고 중 세상에 내놓기 불편한 내용은 제외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개인별로 5~10가지 원고를 선정했습니다.

이 책은 이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을 이겨 낸 10명의 마음의 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엮었습니다.

어린 시절 있었던 일 중 아픔, 슬픔, 무서움, 수치심 등 부정적 기억을 처음 주제로 제시했습니다. 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은 가족과 점철(點綴)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인간은 사는 동안 내가 받은 상처나 내가 상대에게 준 가시를 살펴야 합니다. 그러나 가족과 주고받은 상처와 가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금 나이 동안도 풀지 못한 게 있습니다. 일부 사람은 가족 간의 관계로 갖게 된 부정적 감정의 탓을 외부에서 찾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두웠던 나의 과거는 우연히 알게 된 어떤 사람, 책, 영화, 음악, 강의 등을 통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로 삼고 일어서게 됩니다. 그 기회를 통해 삶의 희망을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현인이나 성인을 만나 가르침을 받거나 인문학적 도서를 읽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는 누구인가란 문제 앞에 봉착합니다. 내 성격(성향)의 장점(강점)과 단점(결점), 삶의 모토(Motto), 인생철학(Philosophy)을 살펴보거나 성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렇게 객관적인 나를 찾게 되면 남은 인생을 어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합니다. 이는 내 나이가 현재보다 열 살이 많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고민도 하고, 글로 적으면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톨스토이(Tolstoy)는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는 오지 않았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다가올 미래가 만나는 시간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과거를 해결하지 않고 미래를 꿈꾸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미와 미래를 밝게 하려면 현재 무언가를 통해 준비하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바로 그 중심에 글쓰기가 있습니다. 글쓰기만이 나의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의 소망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두운 골목길에서 허우적거리더라도, 꺼질 듯 말 듯한 희미한 가로등만 있어도 제 길을 찾는 것처럼, 인생이란 내일의 희망을 품게 되면 당당히 일어설 수 있습니다. 즉,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내 맘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은 가정에 불과하지만 무릎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힘은 글쓰기만이 줄 수 있습니다. 먼 훗날 소설이 아닌데 소설 같았던 내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우리 각자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고 인생의 종착점에 섰을 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을 편지 형식으로 담담하게 쓴 것을 맨 마지막 순서에 담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똑같은 주제를 두고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듯, 해당 주제 외에 꼭 할 말 또는 글도 맨 뒷부분에 첨부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평범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 『아프지만 내 인생이니까』 안에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귀한 책을 여러 경로를 통해 손에 쥔 분들에게 부탁할 게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많은 책들이 자본에 의해 과대 포장 된 측면이 있습니다. 내면은 구린내가 진동하지만 겉은 화려한 명품 옷을 걸친 사람처럼 책도 죽은 글을 담은 책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쓰기 실력이 좀 부족해도 자신의 영혼을 담은 진정성을 담은 진짜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수고한 10명의 작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로 이들의 미래를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그동안 수고한 열 분에게 거듭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더 전진해서 글로 세상에 선한 향기와 사랑을 선물하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0월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