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보내는
(200×. 10. 24.)
가을은 철학적인 문답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시간과 기회가 자주옵니다. 부는 바람이 가슴을 허하게 하기도 하고 떨어진 낙엽을 보면서 지난날의 낭만보다는 더 큰 허무함을 느끼기도 하고...
오는 연락은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 그럴 때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스치기도 하고 문득 돌아보면 해놓은 거 없이 나이만 들었다는 무거운 마음이 나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이젠 작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 그런 만사를 이겨낼 힘이나 고집은 있습니다. 인간은 맘과 몸을 가진 존재로써 그런 이겨낼 힘을 스스로 찾는 자를 의지가 있고 자주성도 있다 하면서 칭찬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인간은 뒤에서 더 많이 웁니다. 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자신도 예외 없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전능 하신 분은 그런 나약한 인간에게 사랑과 교제라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사랑과 교제를 통해 그런 슬픈 이유를 웃음으로 바꾸어 인생의 참 행복을 가지라는 것이지요.
예전에 제가 썼던 ‘모래이야기’ 나 ‘안개꽃’ 등은 그런 것에 대한 실천의 의미가 담긴 내용입니다. 저는 전능자가 제게 주신 그 은사를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저로 인간인지라 수많은 실수와 죄악을 범합니다. 이 또한 저는 스스로 최근 글을 통해 인정하였고 각자의 인간이 어떤 눈으로 상대를 봐주느냐에 따라 나와 네가 달라지는 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수많은 인간 중에서 만난 우리의 인연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 인연 중에서 오늘 내 자신에게 있었던 회사 일이나 가정 일이나 그리고 분주하다는 계획표로 인하여 정모에 불참한 것은 핑계(?)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것은 내게 참 행복을 주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모임은 뒤에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도 가정이 있고 회사 일이 있고 다른 친구들도 많습니다. 하물며 몇 년이란 시간동안 모임에 정확히 나오려고 노력하는 것은 지금의 모임도 제 인생의 참 행복을 주는 요소에 하나이고 참 행복을 누리기 위해선 의무를 다해야 함을 알기에 또 한 달 전에 미리 예정을 준 운영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득이 몸은 나올 수 없음은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위에서 인간은 맘과 몸이 하나의 일체라고 말했듯이 몸이 못 오면 맘으로 와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상을 미루면서 까지 모임을 위해 애를 쓰는 운영진의 노고를 아신다면... 몸은 다른 곳에 있어도 맘은 와주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맘을 표현하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운영진을 통해 자신의 안부를 몸이 와 있는 친구들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입니다.
운영진은 여기에 와 있는 친구와 다른 곳에 있는 친구를 연결해주는 역할입니다. 그들은 봉급을 받고 일하는 자가 아니고 희생과 봉사를 하는 친구들이기에 그들에게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아쉬움과 고단함을 모든 회원이 달래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인 거 같습니다. 제가 기쁨보단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가지고 모임자리를 떴습니다. 힘들게 시샵 자리를 받아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저로선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어렵게 오늘 왔던 친구들에게 예쁜 미소보단 아쉬운 미소만을 던지고 온 거 같아 그래서 가슴이 아픕니다.
전능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먼지티끌보다도 못한 제가 어찌 해야 될 지 캄캄하기도 합니다.
사이버의 시샵 자리는 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못 해도 그만이라는 성의 없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진즉 바람처럼 이 자리에서 벗어나 있을 겁니다.
친구 여러분,
우리네 현실은 참으로 그 굴곡이 심할 것입니다.
남친들은 하는 사업이나 직장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여친들 또한 가정사나 건강 문제들... 남녀 모두 인생의 중요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 지 스스로 채점할 수 있는 그런 나이입니다.
친구 여러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저와 친구들 사이는 아주 중요하고 깊은 인연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수만 수천 명 중에서 나온 인연들인데 나의 사적인 일이 힘들다 하여 전체를 죽이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될 것입니다.
저는 총명한 지혜를 가진 우리 회원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현 운영진은 일 년 동안 정말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문자나 쪽지나 전화로 또 그들이 곧 올릴 이임 인사 글에 박수를 쳐주세요. 여러분이 못한 것을 해낸 친구들입니다. 그들에게 잘못한 부분을 꼬집어 질책하는 우매한 언행보단 그들이 해냈던 긍정적인 노력만을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들의 뜻을 이어 받아 다음 짐을 지게 될 분들에게도 여러분을 믿고 자신을 가지고 리드해 나갈 수 있는 힘을 불어 주셔야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해 주어야 할 몫입니다.
이 모임은 저 하나의 친구 한명의 모임이 아니라 우리들의 모임입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서로 위로해 주고 사랑해 주기에도 짧은 인생길인데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랑을 주는 것은 어쩌면 아주 쉽답니다. 모임의 흐름에 기꺼이 동참하는 것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정한 의미를 아는 멋진 친구들이라는 것을 저는 거듭 믿습니다.
오늘만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모임에 참석했던 친구들의 대명을 미루겠습니다. 허나 감사하는 맘은 같은 회원으로서 전보다 몇 배 더 강하게 전하는 바입니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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