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숨길 수가 없다
"니 요즘도 글쓰냐? 하나 내 놓을 때도 된 거 같은데?"
며칠 전, 아는 형님이 갑자기 전화를 해서 내게 물었다.
맨날 폼만 잡는 나에게 이젠 책 하나 내라는 뉘앙스가 담긴
격려 겸 안부 전화였다.
얼마 전, 유난히 내 글을 좋아하는 지인이
내가 책을 낸다면 꼭 표지를 무료로 디자인 해주겠다고
내 앞에서 하늘에 대고 약속을 했다.
요사이는 가입한 클럽에 매일 주절거리며 올리던 글을
중단했다.
회원들이 뭔일이 있냐 하며 올려지는 글도 없고
모임에 자주 빠지는 것을 걱정하며 물어 왔다.
나는 그저 '바빠서' 라는 외마디로 별 생각없이
연락이 올 때마다 넘겨 버린다.
모두 다 참 고마운 분이다.
이 글을 통해 감사를 표한다.
나는 이 글을 통해 그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느 날부터 세상적인 대중을 위한 글은 전혀 타이핑을
이어갈 수가 없다. 아무리 쓰려 해도 글 방향이 달라진다.
어떤 소재 어떤 주제가 떠올라도 결론은 그 쪽으로 간다.
남과 여의 파란만장한 연애를 가지고 시작해도
나의 철학과 사상을 내 나름대로 아무리 멋드러지게 표현해도
그것의 결론은 그 쪽으로만 간다.
내가 평생 찾고자 했고, 루소가 말했던,
'일생을 진리에 바친다.' 란 말처럼
나는 그 진리를 그것에서 찾은 듯하다.
여태 내가 알았었던 진리는 지금와서 돌이켜 보니
바람에 흩날리는 종이 조각에 불과했고 내가 품었던
생각 모두가 그분에게는 오히려 대적하는 꼴에 불과
함을 알았다.
아마도 내가 평소 꿈꾸던 책하나 내는 것은
이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클럽에 올리는 글 하나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내용이었는지 이제야 알 거 같다.
저를 위해 격려해주고 성원해 주는 말은 고맙지만
내 머리가 바뀌고 내 손가락이 그것을 허락치 않는 것은
정말 숨길 수가 없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당신은 무엇을 위해 오늘도 벅찬 숨을 쉬면서 뛰고
있습니까?
나와 내 가족이 포함된 내 삶을 위함입니까? 아니면
그 분의 얼굴을 위함입니까?
사람마다 자신의 삶과 진리를 위해 뛰는 것은
정답같지만 오답인 것을,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꼭 깨닫기를...
2009. 9. 8. 화.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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