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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나의 '생활 예의' 중에 하나다

by 백대현 2015. 7. 23.

나의 '생활 예의' 중에 하나다

 

 

 

람이 울리는 정오(正午)가 되면

나는 하던 모든 일을 마치고 컴퓨터를 오프한다.

 

일이 한 건도 없어도 일이 아무리 밀려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는 제 시간에 출근하고

문을 닫는 것을 내 몸에 습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나를 두고 지인들은 갸우뚱한다.

형편에 따라 융통성을 갖는 것이 당연한데

스스로 그럴 필요가 있냐는 궁금증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느 날, 내 가게 벽시계의 배터리가 없어서

삼십분 정도 두 바늘이 느리게 간 것을 알았다.

영업을 하는 분이 그 시계를 보고 여유를 부리다가

고객과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어 안절부절못하며

당황 하는 것을 보았다.

 

본의아니게 그 분에게 미안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 시계가 가리키는 현재의 시각은

사람에 따라 그 속을 달리한다는 것을 알았다.

동일한 시각과 시간 속에 우리는 살고 있지만

자신들의 형편에 따라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내 개인의 일이 아니고

타인들과의 약속을 잘 수행하는 데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다시 알게 되었다.

 

12시가 되어 내가 점심을 하는 것이나

출근과 퇴근시간을 정해 놓은 것은

내 자신의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기 위함보다는

나를 상대할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시간을 잘 조정하여

나를 상대하라는 배려의 뜻이 더 크다는 것을

나의 지인들이 알았으면 하는

나의 '생활 예의' 중에 하나다.

 

강조하건데, 그것은 나를 위함이 아니라 상대를 위하라는

창조주의 메시지 중에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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