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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너와 나의 수다 속에서 3

by 백대현 2015. 7. 28.

너와 나의 수다 속에서 3



로 일하는 겨우 10여 평 남짓한 가게에는 제 책상 옆에 때 묻은 개인용 소파 2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함께 일하며 친구로 지내던 사람과 재활용센타에서 거금을 주고 구입한 소파입니다.
그 친구는 좁은 가게에 너무 큰 소파라고 제게 깔끔한 디자인의 의자가 어떠냐고 했습니다. 저는 그의 말에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고 그 소파를 배달시켰습니다.
그 소파는 제게 아주 귀한 물건 중에 하나입니다. 저를 아는 지인치고 그 소파에 앉지 않았던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 1.

교회는 뭔가 부족한 사람들이나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 나가는 곳이라고 봅니다. 저는 아직 뭔가에 의지하는 듯 한 게 싫어요.

아주 옳은 말입니다. 부족하고 약하고 뭔가에 의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 교회가 맞습니다.

기독교도 다른 종교와 다를 게 없어요. 종교는 다 똑같지요.

왜 다 똑 같다고 생각하나요?

어떤 존재를 정해 놓고 그것을 통해 소원을 빌고 그것을 통해 내 삶의 위안이나 뭔가를 얻으려는 거 모든 종교가 그렇지요.

종교가 다 같다는 논리는 누구를 통해 들은 건가요? 본인 스스로 정해 놓고 그렇다고 하는 건 아닌 가요?

물론이죠. 제 스스로 터득한 거죠.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있나요?

???...

** 2.

엄마가 다니시는 교회가 이상해요. 소위 정통에서 말하는 이단 같은 교회 같아요. 비록 저는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지만 교회는 인정하는데... 제가 잘 알 수 없으니 엄마에게 정확하게 말하기가 힘든 부분이네요.

그렇다면 님이 교회를 나가면 되잖아요? 사랑하는 내 엄마가 어떤 교회를 다니는 지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면 되잖습니까?

교회 다니는 형수님한테 여쭤보니 괜찮다고 하는데 엄마가 다니는 교회에서 자꾸 돈을 요구한 다네요. 이해할 수 가 없어요.

제가 직접 보지 못해 확실한 대답은 좀 어렵겠지만 엄마의 병을 치료해 준다는 명분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은 좀 그러 킨 하네요. 아마도 중간에 많은 부분의 이야기가 생략된 거로 봐지네요. 그러니 신앙인들과 자꾸 만나서 대화로 나누어 봐요.

네에. 그러죠. 쉽진 않지만 공차로는 나갈 테니 교회 나오라고 부담은 주지 마세요.

물론 이예요. 님이 교회를 가고 안가고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랍니다. 단지 하나님이 저의 입술을 통해 님과 이렇게 얘기를 나누게 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거죠. 암튼 요즘은 추워서 공을 뒤로 하고 있는데 곧 찰 거니까...

네에, 그리하겠습니다.

** 3.

사장님, 아니 집사님, 이제 말 놓으세요. 그래야 제가 편하지요.

아아, 그래요? 차츰 그리 되겠지요. 그래서 그 교회를 다니다 말았군요?

네에. 사는 게 바쁘고... 몇 년 전부터 제 손님 중에는 목사님들을 비롯한 목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어요. 아마도 그것이 하나님이 제 자신을 인도하기 위한 메시지였던 거 같은데... 집사님과 이야기하다보니 이젠 나가야 될 거 같아요.

아주 잘 생각하고 결단한 것입니다.

** 4.

하루 온 종일 앉아 있어도 오는 손님이 별로 없네요?

푸하하하, 정말 그러네요.

손님이 없으면 불안하다거나 기분이 다운되지 않나요?

아마 님이 없었다면 불안도 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을 거 같네요.

엥? 그렇다면 제가 있어 불안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그렇지요. 님도 내 고객이잖아요. 다음에 명함 할 때 저한테 할 거잖아요? 아닌가요?

그야 그렇지만 저는 지금을 말하는 건데요.

예전엔 저도 그랬지요. 손님이 없으면 좀 그랬어요. 일 맡기로 오면 좋아하고 그저 수다 하러 오면 싫었어요. 근데요. 싫은 걸 감추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나중에 저와 수다했던 사람들이 다 고객이더라구요. 우리 인간은 이렇게 지금 당장의 일로 미래의 내 고객을 멀리하지요.

일리가 있네요. 저는 손님을 대할 때 그랬던 거 같아요. 큰 이득을 주는 손님에겐 친절한 척 작은 일이나 귀찮은 일을 주면 다른 핑계로...

** 5.

절대 강요하지 마세요.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인내로 그 분이 어느 소속이고 어느 위치인지 알려만 주면 되는 것입니다.

아니죠!! 그래도 맡은 거는 해야 되는 것이죠. 그럼 누가 합니까? 그래서 직책이나 직분 등이 있는 거잖아요?

직책이나 직분은 우리 인간이 그저 만든 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을 맡았다고 무조건 하라는 것은 우리 인간 각자의 욕심일 뿐이고...

허, 참 이해 할 수 없네요. 그렇게 되면 그 모임이나 조직은 허물어지는 거잖아요?

허물어 져도 그건 할 수 없는 것이랍니다. 그저 본인이 맡은 것만 하세요. 나중에 그 입장이 바뀔 수 있으니...

바뀔 수 있다고요?

그래요, 지금의 내가 일 좀 한다해서, 그 사람에게 향하는 불만의 손가락이 나중에는 내게 돌아온다는 말입니다. 긍께 절대 강요나 부담은 주지 마세요.

츠암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마도 하나님이 다 계획하고 계실 겁니다. 우리가 그 분을 뜻을 어찌 알겠어요. 다만 님이나 저나 맡은 거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겁니다. 최선을 다하는 저나 님의 모습을 보고서 그 집사님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성공이죠. 그 이후는 하나님께 맡깁시다.

**********

위의 대화를 보았듯이 오랜 시간 소파는 제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하나님을 믿기 전 수없이 읽었던 처세에 관한 책이나 고전이나 현대 문학 등은 정답을 놔둔 채 정답 같은 오답으로 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자신의 배움과 지식만을 자랑삼아 나열한 그런 책들은 저를 하나님 앞으로 나가게 하는 데 우유와 주저만을 주었을 뿐 귀한 시간을 허비한 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런 모든 일들이 하나님이 제게 역사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가 알았던 정답 같은 오답을 성경을 통해 하나씩 교정해 나가는 지금의 삶이 참으로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소파는 저에게 저의 잘못된 지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고쳐나가게 하는 귀한 저의 자산입니다. 아마도 지금 같은 일들을 준비하기 위해 재활용센타를 통해 그 소파를 구입하게 한 것 같습니다.

사람은 사람 각자마다 고유의 장, 단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에게 각기 다른 그릇을 주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여지는 그릇의 가치는 각기 다르겠지만 하나님의 마음은 어떤 그릇이든 사랑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눈으로 각기 달리 보이는 그릇들은 외형적인 그릇의 모양에 선입관을 갖지 말고 서로 말씀대로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통해 배우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성도 간의 수다는 바로 그것을 말해 줍니다.
인간은 아무리 잘난 척한들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잘남은 구태여 표현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되지만 못남은 지금 시인하고 반성하지 않으면 나 자신을 망가지게 합니다. 인간은 참으로 기이해서 잘남은 근방 인정하지만 못남은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못남을 감추기 위해 더 많은 가면을 쓰려 하는 것이지요.

하나님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의 못남과 죄를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어제까진 그랬다 하더라도 오늘 바뀌면 된다는 것이지요.

1번의 사람이 어떤 계기로 바뀌는 거와 상관없이 우린 복음을 전하면 그만이고 2번의 청년이 공을 차러올 때마다 교회의 이름을 알리면 될 것이고 3번의 청년이 이런 저런 이유로 결단하면 박수 쳐주면 될 것이고 4번 같은 나약한 마음이 성경을 통해 단련되어 후에 5번 처럼 하나님의 일을 부침 속에 하는 것을 우린 그 모든 것을 겪고 이겨냈다고 자랑하거나 명령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댓글 달기를, 온통 주제삼아 글을 쓰는 이 사람도 제 입술로 명령하기가 힘들어 제가 맡은 사역을 빌미로 이런 저런 비유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그 모든 시작의 중심에 그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댓글 하나가 위와 같은 대화로 이어지고 대화로 인해 대충 엮인 공동체가 아니라 사랑의 공동체가 된다면 사단과 마귀의 훼방에서 지금 우리가 모두 승리하여 함께하는 광명교회의 빈자리가 채워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된다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길 기대합니다.

글 :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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