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포장지로 바꾸려 하지 말자
대화를 나누다 보면,
유난히 자신의 과거나 현재를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화자찬(自畵自讚)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부턴가 내게는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단어나 구절 등을 놓고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감정을
해석해 보고자 하는 못된(?) 버릇이 생겼다.
글이라는 것이
내가 가진 생각을 필기구를 통해 정리하는 것이라면
말이라는 것은
내 마음 속에 담긴 것을 입술을 통해 내놓는 것이다.
지금 내가 어떤 경험을 통해 갖게 된 생각을
자판을 통해 남기고 있듯
그들은 각자 자신의 삶을 통해 마음에 담은 것을
상대에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나는,
못된 버릇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둘 또는 여럿이 대화하는 중에
화두를 벗어나 자기 자랑을 일삼는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열등감과 상처를 가진 자들이라는 거다.
내 마음에 있는 것은 나 외에는 아무도 모를 거라는 착각으로
자신의 과거에 어울리지 않는 포장을 하여
내놓고 있는 것이다.
글쓰기에 앞서 많은 읽기가 선행되어야 하듯
말하기 전에는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즉 좋은 글은 수많은 독서가 거름이 되듯
원활한 대화는 잘 들어주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부서진 돌멩이에 불과했던 자신의 과거를
금처럼 은처럼 포장해서 말하는 것은
상대편도 표현하지 않을 뿐 금세 알아차린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수많은 풍파에 눌렸던 자신의 과거를
비싼 포장지로 애써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내놓을 때만이
앞에서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끝까지 진심을 가지고 나를 대해 준다.
우리 인간은 서로 다른 모양으로 깨진 돌멩이 집합체다.
서로 다르게 깨진 모양은 사랑이 담긴 대화만이
메꾸어 준다.
글 :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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