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알량한 자존심
알바하겠다고 온 걸인 같은 이에게
오천 원짜리 밥 한 끼 사주었더니
당신 같은 사람 처음이라고 들뜨게 해놓고
불쌍함을 가장해서 오만 원을 가져갔다.
평소, 상처 많은 청소년을 모아
운동을 통해 그들을 보호한다고
점수를 따더니
어느 날, 급하게 방세를 내야 한다고
이십만 원을 가져간 뒤에 핸드폰 번호를
바꾸어 버렸다.
당신은 보기 드문 신실한 크리스천 같다고
몇 번을 내 앞에서 찬양을 흥얼대더니
물건 값 삼십만 원을 주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보기에는 참으로 열심히 사는 듯 한 이 사람은
수완이 좋아선지 몇 달 간격으로 가게를 사고팔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밤에 도망갔다.
물건 값 오십만 원과 함께...
밑에 지방에서 수십억 공사를 하다가
본의 아닌 부도로 여기까지 줄행랑쳤다 하기에
가엾은 마음에 긴 시간을 인내하여
주님을 알게 해주었더니
소개를 핑계로 중간에서 육십만 오천 원을
반년이 넘도록 준다고 해 놓고 감감무소식이다.
등등...
생각하기에 따라 작은 돈이다.
사정에 따라 큰돈이다.
주인에게 거액을 탕감 받은 사람이
홀가분해서 날갯짓하며 길을 걷다가
자신에게 소액을 가져간 사람을 잡아
‘고양이가 쥐를 잡듯했다’ 는 성경에 나오는 비유를
지켜보겠다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나는 이렇게 십여 년 동안
제대로 화 한 번 내지 못하고
사랑하는 나의 주님만을 원망한다.
물질은
지금의 나처럼 주님을 원망케 하는
사단 마귀의 최고의 계략이자
최대의 무기이다.
오, 주님... 그들의 계략을 이겨내게 하옵소서.
저는 사단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이 그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남은 환란과 인내와 시험과 연단에서 나와
소망을 보게 하여 주옵소서
세상에서 승리하고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도록
성령으로 인도하여 주옵소서.
글 : 백대현. / 이미지, 음악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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