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話頭) 1.
가을을 탄다? 이 말이 맞나? '가을을 탄다' 란 문장보다는 '가을 분위기에 도취(陶醉)된다' 가 더 어울리는 문장이 아닐까?
도취란 단어에는 술 주(酒)자가 숨어 있어서 술에 취해서 무언가에 흠뻑 빠진 누군가의 모습. 고로 가을에 취한 모습이 연상되는데. 어때??
주어에 나를 대입하면 ‘나는 가을 분위기에 도취된다.’ 가 될 것이고 너를 대입하면 ‘너는 가을 분위기에 도취된다.’ 이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가을은 우리 모두 취할 정도. 고로 참으로 낭만적인 계절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다. 그지?
나도 평범한 인간인 이상 예외 없이 가을만 오면, 다른 계절과 좀 다른 마음이 가슴 한쪽에서 서서히 일어나는 느낌이야. 아마 늦가을에 세상에 나와선 지 보통 사람보다 가을정취(情趣)에 깊게 빠지는 그런 부류의 사람인 거 같아. 오우! 멋지지 않니?
음... 그 이유였을까, 학창시절엔 펜팔을 빈번히 하였고, 첫사랑에 대한 앎이나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돌아다녔던 철부지 경험이 일찍부터 있었던 거 같단다.
물론 지금은 보통 사람처럼 나이가 들어 결혼도 하고 애를 키운다는 핑계로 그런 멋(?)이 없어진지는 오래되었다. 아흐, 씁쓸해...
출근을 하려고 세면을 하는데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몰골이 보였다. 매일매일 동일한 행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시간의 빠름을 또 한 번 느끼던 나는 새삼스럽게 '왜 사나' 라는 나에 대한 궁금증이 불현듯이 스치는 것이야.
친구들은 왜 사니? 참 웃긴 질문이다. 그지? 하지만 누군가 내게 그런 질문을 한다면 난 한참을 생각하고도 답변을 못할 거 같더구나.
오우! 그 답답함.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아마도 내 나이 삼십 후반부터 사이버 세상을 유랑하는 아주 고상하지(?) 않은 취미가 시작되었단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회생활은 밥 먹기 위한 수단일 것이고, 결혼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합법적으로 하기 위한 행위의 하나가 아닐까? 애를 키우는 것은 결혼 생활을 해 나가면서 나타나는 자연현상의 하나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의무이자 권리로 이어 나갈 것이다. 그러다 우리네 인생은 지금 창가를 스치듯 지나가는 가을바람과도 같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고.
그렇다 치면 내가 내 자신에게 물었던 질문의 답은 위 내용과 유사할 것 같다.
...e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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