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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작았던 소망

by 백대현 2015. 7. 22.

작았던 소망

 

 

 

우 십분 움직이고 헐떡 거려요

공을 따라 가다가도 제힘에 다리가 풀려 넘어지죠

 

때론 우리 편끼리 발길질을 하기도 하고

우리 편에게 줄 공을 상대방에서 어시스트 하기도 하고

 

한참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허벅지도 종아리도 발가락도

어디 하나 성한 데가 없어요

 

눈을 감아 보네요

지금 뭐하고 있는 건지...

 

간신히 싸구려 윗옷 하나 맞춰 입고

라면이나 짜장면도 제대로 먹지 못해

생수와 빵 조각으로 넘어갈 때가 참 많은 데도

우린 한마디 불평없이 서로 넘어진 교우의 손을 잡아요

 

저런 교우들을 두고

가끔은 원치(?) 않는 싫은(?) 소리를 제 귀로 들을 때도

있었답니다

 

혹시 저렇게 열심히 뛰는 교우들이 그 소리를

들을 까봐서 제 입을 테이프로 붙이기도 하고

제 귀를 솜으로 막아 보기도 했었답니다

 

지금 뛰고 있는 저들이나 저나

계속 골을 먹어도 옆에서 안타까운 고함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이나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는 분들이나

 

그들과 생각이 다른  분들이 있다면

'우리가 믿는 예수님처럼 가끔은 눈을 낮추어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네요

 

저들도 예수님의 사고를 닮아가기 위해 성장해 가는

그런 과정으로 보았으면 하는

비록 공으로 그것을 실천해 가는 더딘 과정이지만

 

그것을 인정해 주었으면 하던 작았던 소망이

오늘 따라 전보다 큰 바램으로 제게 오네요

 

 

2009. 4. 27. 월.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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