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바람 에 의해 나부끼던 낙엽들이
내 가게 앞으로 모여 든다.
쌓인 낙엽을 보고
오는 손님이 게으른 주인이라 생각할까 해서얼른 빗자루로 저만치 밀어 버렸다.
돌아서 들어와 보면
똑같은 자리에 낙엽들이 하나 둘 다시 모여 든다.
또 쓸어버릴까 말까 생각하는 사이
참으로 기이한 장면을 본다.
낙엽들이 강하고 차가운 바람에 의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 빙빙 돌며 서로의
옆구리로 끼워든다.
사람도 내가 최고인양 산다 해도
이렇게 가기 전에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야 할 것을...
흩어져라 쓸어버린들
낙엽이 다시 모여 드는 것처럼
우리네 인간의 삶도 저 낙엽과 무엇이 다를까...
오늘따라 독일의 유명한 시인이자 소설가 헤르만 헤세가
'세상은 자기 혼자서 걸어가야 한다.' 라고 말했던
그 말에 담긴 모든 뜻을 반박하고 싶다.
그에 비견할 수 없지만 나는,
'세상은 자기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 가야한다. 라고 수정하고 싶다.
살면서 내가 선택하며 살아가야 하는 일은
너무나 많겠지만 선택할 때마다 나보다 너를
아니 우리를 위하는 선택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조금 후면 비닐 봉투에 담겨질 저 낙엽들조차
서로 함께 가기 위해 몰려드는 것처럼
함께 하는 것은 이런 가을에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내 인생은 내 것이고 내 길은 내가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자신하는 것이 얼마나 큰 교만인지
지금 저 낙엽들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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