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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사추기(思秋期) 3.

by 백대현 2015. 7. 23.

사추기(思秋期) 3.

 

 

 

 

사랑이야기로 길게 나가려 했던 나는 신문을 보고 그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성공에 관한 내용에 더 큰 비중을 두어서 우리 또래의 사추기를 더욱 가깝게 느끼고자 한다.

 

트럭으로 돈 뭉치를 옮겼다는 사실은 공상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닌가?

어째 숨을 쉬는 현실에서 픽션(fiction)같은 행위가 연출되는 것일까?

또 다른 면에선 어느 유명 운동선수가 몇 십억을 받고 해외로 진출한다는 기사가 뚜렷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며칠 전에도 누가 몇 십억, 그 전에 또 다른 이도 몇 십억...

텔레비전에서는 그런 선수들을 인터뷰한다. 또한 마이크를 앞에 둔 그들은 의기양양한 자세로 윙크까지 하며 앞 뒤 언어의 순서가 맞지 않는 말을 한다.

 

모든 언론은 자본주의의 생리를 그대로 따라 간다. 그것이 자본주의 기본이라는 논리로 성공자에겐 찬사를 실패자에게는 고통을 감수하라는 어쩌면 당연지사이듯 내 뱉어 낸다.

하지만 세상은 성공자(?)보단 실패자(?)의 수가 더 많지 않을까?

 

범위를 좁혀 보자.

우리 또래들 중에는 아직도 성공자(?)의 편에 서지 못하는 자가 많을 거라는 예상이 든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나는 이 아침이면 몇 가지 일로 머리가 아파 오기 시작한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손님이 내 가게를 찾아와서 오더를 주문하고 갈까?

오늘은 외상매출 건이 몇 건이라도 풀려서 이 어려운 시기에 어느 정도 자금 융통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매입처에 밀린 거래대금을 얼마나 지불해 주어서 신용이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아는 다른 친구의 고민이다.

 

“휴우..... 장사가 너무 안돼... 작년보다 삼사십 프로 매출이 떨어졌어... 이럴 땐 봉급쟁이가 더 날거 같애...”

 

“애 학원비 땜에 2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데.... 한 시간에 3천원이야.... 학원비가 얼만데...웃기지?”

 

“에구... 현아 나 낼 카드 결제일인데 한 오십만원 정도가 부족해... 니가 좀 며칠만 돌려주라.”

 

“야 죽겄다야... 언제 짤릴 지 몰라... 니가 부럽다. 내 장사를 해야지 원....”

 

...e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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