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앨범
아아주 오랜만에 빗자루를 들었어요
서재에 쌓아 둔 책을 뒤적이다
먼지가 더 두꺼운 ‘추억’이란
앨범을 발견했는데
순간 가슴이...
그건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내가 꿈꾸며 살던 나의 시대가 담긴
그런 앨범이었죠
누렇게 변한 종이 한 장 한 장에
가끔 들어가기 싫었던 교실이 있었고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을
호랑이 선생님들도 계시고
머리 터지며 레슬링 하던
나쁜 놈들...
그리고 미래의 신부였던
내 가슴 속의 여인도
아직도 환한 미소로 날 보고 있네요
저절로 눈이 감기네요
여기서 이 세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빨간 장미다발을 교실에 꽂아 두고
선생님께, ‘저 숙제 해왔어요!’ 하며
자신있게 손을 흔들고
나쁜 놈들과 함께 과자도 나누어 먹고
내 여인에게 ‘나 너 좋아해!’ 하며
멋진 남자가 되어 보는 건데...
아빠아!!
나는 꿈에서 깨어나고 말았습니다.
글 :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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