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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빛바랜 앨범

by 백대현 2015. 7. 31.

빛바랜 앨범

 

 

 

   아주 오랜만에 빗자루를 들었어요

   서재에 쌓아 둔 책을 뒤적이다

   먼지가 더 두꺼운 ‘추억’이란

   앨범을 발견했는데

   순간 가슴이...

 

   그건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내가 꿈꾸며 살던 나의 시대가 담긴

   그런 앨범이었죠

 

   누렇게 변한 종이 한 장 한 장에

   가끔 들어가기 싫었던 교실이 있었고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을

   호랑이 선생님들도 계시고

   머리 터지며 레슬링 하던

   나쁜 놈들...

   그리고 미래의 신부였던

   내 가슴 속의 여인도

   아직도 환한 미소로 날 보고 있네요

 

   저절로 눈이 감기네요

   여기서 이 세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빨간 장미다발을 교실에 꽂아 두고

   선생님께, ‘저 숙제 해왔어요!’ 하며

   자신있게 손을 흔들고

   나쁜 놈들과 함께 과자도 나누어 먹고

   내 여인에게 ‘나 너 좋아해!’ 하며

   멋진 남자가 되어 보는 건데...

 

   아빠아!!

   나는 꿈에서 깨어나고 말았습니다.

 

   글 :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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