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엔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엔,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에는
산이나 계곡으로 강이나 바다로
노트 하나 달랑 들고
찾아 갔었습니다.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엔,
회사 일을 핑계로
맘에 맞는 동료와
일부러 자정에
기차역으로 갔었습니다.
지금보다 젊었던 시절엔,
무엇을 위해 무엇을 찾기 위해
자연과 역으로
나를 옮겼었는지 잘 몰랐습니다.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은,
아니, 삶이 힘들다는 이유로
자연과 역과 멀어진 지금은
그것을 찾아 나섰던 이유를
조금은 알거 같습니다.
내가 그것을 찾았던 이유는
사랑에 대한 갈구함 이었습니다.
그것을 찾아 나선 시절은
그것을 막연하게 사랑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세월과 함께 희미해 진 것은
그것과 나는 이미 서서히 이별을 했던 것입니다.
내 가슴 속에서
그것들이 영영 사라지는 그 날은
나의 생명이 다 했다는 말이 될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나는
매일매일 마음만으로
나의 또 다른 사랑의 대상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내 생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나는 나의 사랑을 찾아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에는
전보다 바삐 돌아다닐 겁니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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