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가 憐憫인가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
살며시 일어났던 흥분과 기대
거리에서 스칠 거 같으면
얼른 골목에 숨어서 그가 지나가는 걸
두 눈과 가슴으로 지켜만 보았었지
차츰,
그의 성격과 과거를 알아가면서
흥분과 기대는 현실이 되었다
나 자신의 오늘과
그의 오늘에서 오는 乖離로
잠을 못 이룬 게 벌써 며칠이건만
무관심으로 날 대하는 그의 눈빛은
날 슬프게 해
그의 눈빛 속에 숨겨져 있는
그의 과거의 눈물,
그의 작은 가슴속에 못이 되어 박혀있는
그의 인생에 대한 歷程,
그는 겨우 쓰디쓴 담배 연기로, 술 한 잔으로
오늘밤도 자신을 감출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오히려 감추려는, 그 당당해 보이려는 모습이
더욱 자신이 초라하게 내게 보일 수 있음을
그는 정말 모를까
그런 그가 나를 혼란의 세계로 몰고 있다
그런 그를 가까운 곳에서 진정으로 위로할 수 없는 내게
무언의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안다
가까워지기를 기대하면서도
아니, 간절히 바라면서도
서로가 옆에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서로의 현실을
나는 고작 글자 몇 자로
그는 어제와 같은 무반응으로
서로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게
그나 나나 제대로 가는 인생길일 게야...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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