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생의 지혜
명절 연휴라는 핑계로
며칠 동안 TV 앞에
앉아 있었다.
출연자들이 작가가 써준 대본에 의해
각자 자신이 맡은 바를
충실히 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웃어 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머리는 바보가 되는 것 같았다.
역시 TV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책장에서
읽다가 덮어 두었던 책을 집었다.
옛날, 어느 나라에 젊은 왕이 있었다.
그는 선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준비되지 못한 상태로
그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겸손했다.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한 상태로
왕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높은 학식을 갖춘 학자들과
경험이 많은 신하들에게
정치를 가장 잘하는 방법을 찾아
책으로 엮어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그 방법을
오백여 권의 책으로 묶어 왕에게 바쳤다.
왕은, 평소 책을 읽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열 권으로 줄여서 가져오라 했고
그들은 또 긴 시간 동안 연구와 고민 끝에
열 권으로 줄여서 왕에게 올렸다.
왕은, 나이도 들고
몸도 좋지 않아 열 권을 읽을 수 없어서
한 권으로 정리해서 다시 가져오라 했고
학자와 신하들은 왕의 명령대로
한 권으로 가져왔지만
그때 왕은 책 한 권은커녕
문장 하나조차 읽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위중했다.
책을 읽을 수 없었던 왕은
그들에게,
“책을 통하여, 정치하는데 아니 사람이 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한 문장 또는 한 마디로 해서
내게 준다면 그게 무엇인가?
내 다음 왕에게 유언으로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죽어가는 왕에게 답한 것은,
‘평소에 책을 읽어라’였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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