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돌아볼까요

   거꾸로 돌아볼까요

 

   아.... 나는 왜 그래....

   왜 나는 이렇게 바보 같지....

 

   내 인생은 왜 이리도 질퍽질퍽한 것이지...

   남들은 저렇게 멋지게 화려하게 사는데

   나는 뭐야... 나는 뭐냐구...

 

   아아...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거야...

   이 눈물의 의미는 뭐냐구...

 

   내일 상환해야 할 카드 대금은 어쩌지...

   어제 막지 못한 집 담보 대출금은 또 어쩌구...

   며칠 후면 아들 녀석 학원비..

   그리고 또 며칠 후면 딸에 렛슨비...

 

   이런 것들의 진정한 의미는 뭐야...

   머리 아퍼... 가슴이 울컹울컹.. 곧

   쓰러질 거 같아.... 

 

   당신은 전능자에게 대항하는 자들의

   조종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거꾸로 돌아볼까요.

 

   와우! 이 멋진 내 얼굴은 뭐얌?

   이 나이에 겨우 이 정도의 주름.

   내 인생은 비록 저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너무 좋아.. 아흥 황홀해...

 

   왜 이렇게 자꾸 웃음이 나는 거얌?

   담달에 보너스타니깐

   옆집 순이네에서 카드값 좀 잠깐 빌려야 겠당.

   어제 밀린 건 까이꺼 며칠 밀리고 연체금 좀 내지 뭐.

 

   그 녀석 학원 다녀서 그런지 성적이 좀 올랐지?

   S대는 그렇고 지방 K대 정도면 음... 될 거 같고.

   우리 딸 곧 졸업하면 예술의 전당에서 와후!!

   생각만 해도 좋아 좋아!!

  

   비록 남들 처럼 크게 살진 못해도

   건강한 가족과 잠잘 수 있는 이 보금자리

   그리고 나란 존재를 이미 준비하고 계획하고

   앞으로의 모든 생을 지켜주시는 분이 있는데

   뭘 고민하고 힘들게 살어.

 

   아자!! 아자!!

 

   백대현의 『세상과 하늘 사이』 본문 164p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