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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백대현, 싶었던 것이다!!

by 백대현 2024. 12. 8.

싶었던 것이다!!

 

 

밤새 내린 눈이 들판을 덮쌌다.

아버지는 서른이 넘었는데도 나잇값을 못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저 이백 미터 앞에 있는 소나무까지

누가 똑바로 걷는지 내기를 하자구나.

이기는 사람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자.”

아들은, “네 좋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답하면서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다.

왜냐하면, 최근 아버지는 무릎이 좋지 않아서

걷기도 힘들 정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마침 용돈이 필요하던 차에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소나무 앞에 도착해서 뒤돌아보았다.

아버지 발자국은 똑바로 나있었고

아들이 걸어온 길은 비뚤비뚤했다.

의외의 결과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아, 너는 네 눈에 의지하며 땅만 보고 걷더구나.

나는 소나무를 보고 걸었단다.”

아버지는 자기만의 고집, 눈앞의 이익,

한탕주의에 빠진 아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