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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내 이야기 같으면 2.

by 백대현 2015. 7. 18.

내 이야기 같으면 2.

 

 

 

작가의 소질이 있는 사람들은 선운산 주위에 핀 여러 꽃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가장 먼저 꽃에 대한 예찬론이나 사랑을 먼저 생각한단다.

(좀 과장해서 한마디 덧붙인다면, 그런 생각이 찰나적이나마 떠오르지 않으면 작가 소질이 없는 것이라네... 참내. 물론 우리들끼리 하는 얘기.)

 

“사랑을 밥 삼아 안주 삼아... 많은 글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지... 하하하... 하지만 진짜 사랑의 글은 사랑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그 사람한테서만 나오는 거야.... 배운 글재주로 어설프게 사랑을 노래한답시고 단어에 뻔쩍거린 포장이나 하고... 국문법을 다양하게 동원해서.... 그게 사랑에 관한 최고 시라고 말하는 사람들....”

 

오래 전 이야기라 정확한 기억은 내게 남아있지 않지만 참다운 글이란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지 배운 기술을 발휘한 화려한 미사여구(美辭麗句)에서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내게 깨우쳐준 나의 옛 친구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자신보다 14년 연상의 여인을 평생 짝사랑하다가 독신으로 죽은 한 남자가 있었지...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고백하지 않았데... 그는 그 여인을 만질 수도 가질 수도 없었어... 그 여인은 자신의 스승의 아내였었거든... 현대 이야기라면, 남 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참 시끄러워질 이야기이지... 설령 스승의 아내라 하더라도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고백하지 못한 그의 소심함과 우유부단함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야... 사랑은 그만큼 신성한 것이고 소중한 것이고 함부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지... 그가 그 여인을 갖지 못하는 애달픔을 음악으로 남겼는데... 그가 그 유명한 독일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야. 아직도 독일에서는 그의 깨끗했던 사랑을 존경하는 동상과 광장이 있을 정도래.... 물론 정확하진 않아 내가 독일이란 나라를 가서 확인한 건 없으니깐... ”

 

나는 유명한 작가에 대해 시기하거나 질투의 표시로 지금 친구의 말을 갖다가 얘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작가라는 이유로 사랑의 표현을 무려 50여권 이상 난무(亂舞)하듯 쓰는 그의 다작 능력과 사랑을 해봄직한 그의 현실감 있는 글체가 존경스러워 부러움을 표하면서도

요즘처럼 진지한 경험도 없이 상상으로 가볍게 사랑을 말하고 갈겨쓰는 세태(世態)에 혹시 동참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첫 번째 아쉬움이라면.

 

“진정한 작가는 작품의 수가 아니야... 브람스 같은 큰 음악인이 단 몇 곡으로도 후세에 알려지는 것처럼. 너나 나나 단 하나의 시를 만들고 말더라도 거짓이 투여된 글을 세상에 내놓지 말자는 것이야... ”

 

...e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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