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懇切)한 마음
오늘도 어김없이 눈을 뜨고
화장실로 향해 샤워를 끝내고
아침 식사까지 마친 후
거울 앞에서 옷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일터로 나갑니다.
출근을 하면,
회의도 하고 오늘의 일정을 확인하거나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거나
각기 자신이 맡은 바를 성실히 수행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할 것입니다.
집에 돌아오면,
출근 전에 했던 동선을 거꾸로 하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텔레비전 시청을 하면서
잠자리에 나의 육신을 눕히고
눈을 감습니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이렇게 살지요.
내 개인의 육신과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우리는 어제와 오늘, 또 내일까지
큰 차이 없이 흐르는 시간과 함께 합니다.
나이가 점점 들어 갈수록,
위와 같은 일상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미래의 대한 불투명으로 하여금
불안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나와
어쩌면 우연과 필연 속에서 내 생각대로 인연을 맺고
때론 눈물로 그 손을 놓으며 여태 살아 왔지만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바람과 함께 돌고 돕니다.
세상을 이길 거 같았던 젊은 시절이나
아니, 그 전에 미래의 꿈으로 온통 가슴이 벅차던
학창시절...
이젠 그 시절의 소망은 거의 다 사라진 듯
하루하루 왜 사나 하는 냉소(冷笑)만이
되풀이 됩니다.
여러분 아십니까?
그런 크고 작은 나의 냉소들이 모여
나의 영혼이 황폐해지고 내 가슴이 강퍅해진다는 것을...
물레바퀴처럼 돌고 돌아서 얻은 양식은
육신의 성장을 위해 먹어야 할 그 양식은
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결코 나를 성장시킬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나의 육신은
노화되고 아무리 좋은 차나 넓은 집에 살아도
육신은 점점 죽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젠 바쁜 당신의 일상을 조금만 뒤로하고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보내신
하나님의 간절(懇切)한 마음을 알아야 할 때입니다.
그것만이 나의 한번 뿐인 생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의 생과 하등 다를 게 없었던 이 사람도
이제야 그것을 깨달았기에
이렇게 글로 대신하는 거랍니다.
글 :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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