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피우는 것
내 자아로 살던 사람이
어느 날 창조주의 섭리(攝理)를 티끌만큼 알게 되었다.
창조주가 남긴 말씀을 통해
내 지식이 잘못된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렇게 하나하나 글을 쓸 때마다
반성과 회개로 나를 버리고 있다.
내가 가졌던 것을 허공에 던질 때마다
자화자찬도 나오고 때로는
어리석음도 나오고 오해의 불씨도 나온다.
사실, 법도 없이 살았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내게 나를 용서한다는 그 음성은
한동안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요즘 내겐, 또 하나의 부정적 느낌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것은 글을 올릴 때마다
‘꼭 올려야 하는 가?’ 이다.
구태여 내 공간에만 남겼던 것을
이 공간에 올리는 것에 대해 나 자신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말이다.
글은, 쓰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읽는 사람의 자세도 무척 중요하다.
읽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글의 주제가 얼마든지 벗어나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내가 이 공간에 글을 올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 무지한 자를 깨닫게 하여 주시고
체험한 것을 올리는 하나의
간증이자 신앙고백이다.
허나 요즘은 그 모습이 변하여
가진 재주를 자랑삼는 것으로 도배되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쓸 때 마다 주저하게 된다.
로댕은 ‘부당(不當)한 비판(批判)을 두려워하지 말라.’
라고 말하면서 내가 표현한 것을 통해
그 어떤 오해나 비판이 일어나도
쓰러지지 말라는 뜻으로 학자나 예술가들에게
자신을 가질 수 있는 말을 했다.
오늘 따라 로댕의 그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가만히 있는 것과 아무 일도 안하는 것은
점잖고 신앙의 깊이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게으름 피우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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