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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저 앞에 놓인 책

by 백대현 2015. 7. 28.

저 앞에 놓인 책



(冊)을 만드는 사람들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단 한 권을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심혈(心血)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책을 읽는 사람도 대체로 두 종류다.
장르에 상관없이 많은 종류를 읽는 사람과
단 한 권을 읽더라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몇 번을 읽고 또 읽는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냐는
사람마다 생각에 따라 다르지만
책이란 것이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책은 만들어져서 읽혀지지 않으면
여느 종이와 다를 게 없지만
그 책을 읽었던 사람들에 의해
그 책은 금은보화보다 귀한 것을
생산해 내고 또 전파도 된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것은
우뚝 솟은 건물처럼 확연히 드러난다.
대화를 하다보면 그것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 전체를 볼 줄 안다.
한 권의 책을 읽기 위해 책 속의 문자와
긴 시간동안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었듯이
소리로 변화되어 나오는 상대의 목소리도
하나의 책으로 본다는 것이다.

전체를 읽지 않고 책을 논할 수 없듯이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서야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방법은
책과 친한 사람들의 속성 중에 하나다.

대화중에 자신도 모르게 음성이 올라가서 것이나
상대가 말할 때 상대의 말을 중단시키는 행위나
흥분을 자제할 줄 몰라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것이나
나의 주장만이 옳다고 물러서지 않는 것 등은
대체로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 중에 하나다.

물론 성격이라는 것을 대입하여 그것을
덮으려고 하지만 그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우리의 가슴에 꽂히는 메시지가 있듯이
대화를 통해서 상대를 알아가는 것은
어쩌면 사람이 세상을 사는 데 있어
하나의 상식이다.
고로 어떤 책을 보고 그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어떤 방법으로 전해야 할 까...

저 앞에 놓인 책(성경)을 펼쳐보자.
과연 오늘은 어떤 단어나 구절이 내 가슴에
화살처럼 박히는 지...
그리고 그 꽂힌 화살을
우린 나의 어떤 입술의 모양새로 전해야 하는지...

글 :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