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
서너 살 꼬마가 제또래에게
눈깔사탕 하나들고 “메롱”하면서 느끼는
그 달콤한 맛?
저들의 모습에서 오는 이 고소함은?
그러한 가짐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핑계 삼아 시룽거릴 말은 너무나 많다.
‘나처럼 밤에 쓰는 힘 저축해서 이럴 때 써야지 암암...’
‘누가 고추 빼놓고 나오래 ? 고추 하나가 얼만데.’
‘누가 일찍 햇빛보래. 아님 늦게 보래...’
지식인이라 자칭하는 언어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
‘이럴 땐 하나님도 나와 비슷한 수준일 꺼야 확실히...’
신마저 들먹인다.
“아이구, 아이구야!”
“엄마야!! 흐흐흑...”
콩나물시루에 콩나물 뿌리가 몇 개나 될까?
문이 열리고
슬픈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서야
계단을 오르는 인간의 처량한 뒷모습을
녹색 구름 위에서
무심히 지켜본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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