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래 이야기 (2)
(어느 모래 이야기 1 참고)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모래 하나가 세상에 나와 보니 자신처럼 자신의 존재를 최고로 여기는 모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잘 생겼다는 자신감을 가진 모래, 유학을 다녀올 정도로 배움이 높고 많다는 모래, 써도 써도 줄지 않아 돈 많음이 고민 아닌 고민을 하는 모래...
그런 모래들 앞에서, 그는 비록 기는 떨어졌지만 의미심장한 질문을 한마디를 던집니다.
"나는 너희들처럼 잘 생기지도 배움도 돈도 없어... 그럼 어찌 해야 하는 거니?"
물론 마지막 부분에서 잘난 모래나 못난 모래나 콘크리트와 혼합되어 어떤 건물의 기초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친구 중에도 위의 모래들처럼, 잘생긴 친구 많이 배운 친구 경제력이 있는 친구 등이 있을 겁니다.
그런 친구들이 우연히 어느 모임을 알게 되었고 회원으로 가입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왜 가입하셨습니까?
저는 우리 방 몇몇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무척 고마워하고 또 좋아하기도 합니다.
몇 명만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이 친구는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올린 글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관계를 담담히 허나 아직도 남아있는 시림과 아쉬움이 여실히 드러나는 진솔한 글이었던 같습니다.
또한 먼 곳에서 친구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올라와서 거짓이 아닌 진실한 가짐으로 술을 마시고 취하고 쓰러집니다.
가슴에 위선과 이기적인 사람들은 그를 놀릴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를 방에 눕히고 그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다 나왔습니다.
이 친구는 인간의 본능을 과연 실제로 행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말로는 솔직하게 토합니다. 인간의 잠재적 그 본능은 지금 우리나이에 뒤로 할 수 없는 사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내게 있는 그대로를 표현합니다.
이 또한 위선자들은 잘못된 언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 행하는 자보다는 오히려 낫다는 게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이 친구는 절대로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습니다.
그저 친구가 좋은 거 아니냐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조차 무게를 잡고 잘남을 드러내기보단 자신의 어긋난 삶에 순응하고 친구들에게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진실을 뱉어 내는 만큼 사랑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음을 아는 그런 친구입니다.
더 많은 친구들을 일일이 다 말 할 수는 없지만 위 세 명의 친구의 공통점은 단 한가지입니다.
진실하다는 것이죠.
그들은 자신의 위치에선 자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진 자들이지만 세상에 나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친구들입니다.
"나는 ... 그럼 어찌 해야 하는 거니?" 에서 어찌해야 하니를 모범으로 실천하는 그런 친구들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잘 생기고 많이 배우고 돈이 많고는 상대적 우월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보다 더 잘생기고 더 똑똑하고 돈이 많은 사람은 수를 헤아릴 수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 방에서 어찌 해야 할까요?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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