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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잡문

나의 자녀가 무엇을 하려 하든

by 백대현 2015. 8. 3.

나의 자녀가 무엇을 하려 하든



빠로 보이는 자가 아들에게
축구 기술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아들에게 정신을 집중하라는 의미였겠지만
욕이 섞인 언어는 듣기 민망할 정도로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그 아들은 아빠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개미 목소리로 18을 했다.

아들과 오랜만에 야구를 했다.
아들이 던진 공의 스피드가 의외로 빨랐다.
나는 연속 헛스윙 아웃을 당했다.
억울해서 내가 투수하고 아들이 타자를 했는데
아들은 웃으면서 내가 던진 공을 연신
안타성 타구를 날려 보냈다.

세월과 함께 성장한 아들은 야구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부문에서 나를 압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고 학생들에게,
내가 사는 이유, 내 삶의 목적 등을 질문했다.
한 명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물론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질문이고 혹여 중에는
그 질문의 답을 아는 자도 있을 것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그 질문을 던진 이유는
다음과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너희 몸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았고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고린도전서 6장 19절, 20절 일부와
이사야 43장 7절, “내 이름으로 불려지는 모든 자 곧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자를...
그를 내가 지었고 내가 만들었다”

축구를 가르치던 그 아빠도
아들과 함께 야구를 했던 나도
사실 다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한낱
연약한 피조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은 우리들은
우리 자녀들에게 내가 낳았고 내 자녀이기에
나의 모든 역량을 기준으로 해서
세상적인 것을 가르치기도 가리키기도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던가...

그나 나나 우리 모두 자신의 내일조차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가 우리의 자녀들에게 전수하려는 건 과연 무엇인가...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내가 남보다 갖지 못한 것을

또는 남들 보다 더 갖는 방법이나 더 강해지거나

높아지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우리 어른들은 자녀들에게
나의 자녀가 무엇을 하려 하든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알게 해야 한다.

글 :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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