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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품

다른 이유가 없다 /백대현

by 백대현 2015. 9. 14.

 

다른 이유가 없다



나 : “왜 믿지 않니?”

너 :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믿니?”

나 : “꼭 보여 주어야 믿겠다는 거야?”

너 : “응, 내게 보여 봐.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게 해주면 당장 믿을게?”

나 : “나는 네게 보여줄 수 있는 힘이 없어.”

너 : “그렇다면 내게 말하지 마. 너도 보지 못한 것을 남에게 믿으라 하면 누가 믿겠어.”

나 : “믿는 다는 것은 보이는 게 아니잖아. 그냥 믿으면 되는 건데.”

너 : “그러니까 난 믿지 않는다고? 믿는 너나 열심히 믿고 잘 먹고 잘 살아.”

나 : “그 분을 믿는 다는 건 잘 먹고 잘살기 위함이 아니야. 잘 먹고 잘 사는 문제하곤 달라.”

너 : “하여간 난 안 믿어. 그러니까. 내게 강요하진 마.”

나 : “알았어. 근데 말이야....”

너 : “뭐야? 또 할 말 있어?”

나 : “너 어디 갔다 왔어?”

너 : “거래처 상담하러 갔다 왔어.”

나 : “초행길이었어? 아니면 여러 번 갔었어?”

너 : “처음 가 본 거래처였어.”

나 : “그럼 내비게이션이 지시한대로 갔겠네?”

너 : “당연하지. 내비게이션 정확하게 알려줘서 해매지 않고 금방 갔다 왔어.”

나 : “내비게이션이 그 방향을 가리켜 주지 않았으면 어찌 되었을까?”

너 : “당연히 헤맸겠지. 처음 가는 길이었으니...”

나 : “그것은 거래처의 존재와 위치를 믿고 그 위치를 안내해준 지도나 내비게이션을 믿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차를 몰았을 거야”

너 : “그걸 말이라고 하냐?”

나 : “그래, 네가 그 곳이 있다는 것도 내비게이션이 그 길을 알려준 대로 믿었기 때문에 넌 무사히 거래처에 다녀온 거잖아.”

너 : “그래 맞다니 깐! 왜 똑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데?”

나 : “네가 거래처나 내비게이션을 믿지 않았으면 좀 전 네 말대로 너는 밤새 헤맸을 지도 몰라. 믿는 다는 것은 그걸 의미해. 다른 목적 조건 등을 버리고 그냥 믿는 거. 믿음은 보이지 않지만 그 존재는 분명히 있어!”

너 : “뭔 말이야. 이해 못하겠어.”

나 : “믿음이란 단어 속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이야. 네가 거래처에 가보진 않았지만 여러 방법을 통해 믿고 갔던 것처럼 그 분은 네가 믿든 믿지 않던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확실히 존재하고 계셔. 지금도 살아계셔서 너와 나 모든 인간을 바라보시고 계신다는 말이야. 자, 여기를 봐. 너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자들을 위해, 믿지 않는 자를 위해 성경 히브리서 11장 말씀 중에 믿음이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의 증거’라고 기록되어 있잖아. 여타 인간이 만든 내비게이션이나 자동차를 믿고 목숨을 걸고 지방을 다녀온 사람이 인간을 창조하신 분을 믿지 않는 다는 것은 모순이 있지 않니? 너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인데 이젠, 너 자아와 편견과 교만과 아집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잖아.”

너 : “.......”



글 :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