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 길래
봄비가 내리 길래
우산을 들고
얼른 바깥으로 나갔네요.
봄비를 나르는 바람이
나를 보고
멋이 없다고
들었던 우산을 가져가네요.
봄비가 내 얼굴로 해서
내 옷을 적시네요.
내 우산을 가져 간
바람을 욕할까요.
아니면 봄을 제대로
맞이하라는 우산에게
고마워할까요.
봄은 봄다워야 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도 겨울도 제 멋이
있어야 하잖아요.
봄이 예전의 봄이 아닌 거 같아
시큰둥하던 내게
바람이 알고 내 우산을
돌려주지 않는 거예요.
그렇지요.
예전과 좀 다르다 해서
미워한다는 건
봄이 예전의 봄이 아니라기보단
내 마음이 전과 달라졌다는 거지요.
사소한 자연의 움직임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네요.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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