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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

봄비가 내리 길래

by 백대현 2016. 5. 10.

봄비가 내리 길래



봄비가 내리 길래
우산을 들고
얼른 바깥으로 나갔네요.

봄비를 나르는 바람이
나를 보고
멋이 없다고
들었던 우산을 가져가네요.

봄비가 내 얼굴로 해서
내 옷을 적시네요.

내 우산을 가져 간
바람을 욕할까요.

아니면 봄을 제대로
맞이하라는 우산에게
고마워할까요.

봄은 봄다워야 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도 겨울도 제 멋이
있어야 하잖아요.

봄이 예전의 봄이 아닌 거 같아
시큰둥하던 내게
바람이 알고 내 우산을
돌려주지 않는 거예요.

그렇지요.
예전과 좀 다르다 해서
미워한다는 건
봄이 예전의 봄이 아니라기보단
내 마음이 전과 달라졌다는 거지요.

사소한 자연의 움직임이
내게 큰 깨달음을 주네요.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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