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대하는 가
제목에서 말하는 기대는 한자로 기대(企待)와 기대(期待)를 포함한다.
전자의 기대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다림, 또는 이루어지리라고 믿는 마음." 을 지칭하고 후자는, "어느 때로 기약하여 바람." 이다.
위 사전적 의미를 풀이한 내용에 나를 대입해서 보면,
"나는 내 자신이 원하는 것과 그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고 그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는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가 된다.
여기서 바라는 것과 이루어지는 그 때의 범위를 좁혀서 현재의 ○○에서 나란 존재를 보면,
"나는 ○○에 바라는 것이 있고 그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는 그 때를 지금 기다리고 있다." 는 것이 된다.
○○은, 사이버에서 내가 바라는 것을 찾기 위해 이런 식으로 내 생각과 느낌을 글로 올리는 세 군데 중 하나이다.
나머지는 교회 홈페이지와 학교 관련 홈페이지다.
(교회나 학교는 그 초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현재 ○○에 올리는 성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관계로 여기선 일단 제외하고...)
몇몇 친구가 나의 일터를 방문해서 보았듯이 나의 직업은 컴퓨터를 통해 일을 하고 있고 취미도 컴퓨터로 이렇게 타자를 치는 것이다.
어쩌면 생각하기에 따라 무진장 피곤하기 때문에, 안 해도 되는 것을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데 과연 나는 바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에 며칠 간격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읽지도 않는 두서없는 글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위에서 짧게 말한 대로, 나뿐아니라 누구든지 ○○에서 기대했던 뭔가를 찾았다거나 주위의 도움으로 얻게 되었다거나 아니면 기대하는 것을 한없이 기대할 수 없다거나 무참히 깨어졌다거나 바랄 수 없는 입장이 되면 그 목적에서 일탈할 것이다.
며칠 후면 사이버에 들어온 지 만 ×년째다. 우연히 들어왔다가 현재까지... 그래서 가끔은 현재의 내가 기대했던 것을... 가졌는가... 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기대했던 것 중에 90% 이상은 얻은 거 같다.
좋은 친구나 인연을 여러 명 알게 되었고, 깊이 있는 글과 아름다운 그림, 듣기 좋은 음악, 삶의 대화 등 얻은 것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한편 이렇게 많은 것을 그들로 하여금 얻었는데 내가 그들에게 준 것은 과연 무엇이 있는 지... 문득 생각해 보니 난 결코 준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태여 그들에게 준 게 있다면 이렇게 들어와 고루하고 지루한 글만 올려놓는 것 뿐....
그렇다!
○○는 큰 기대를 하는 곳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부족한 단 1% 정도만 채우겠다는 편한 마음으로 들락거리면 된다.
그 이상을 바랄 때 나도 모르는 허무와 환상에 스스로 지쳐 나자빠진다거나 또 다른 무언가를 찾으려 어디에선가 같은 방황을 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는 당신을 온전히 지탱해 주는 곳이 아닙니다. 당신의 온전한 생을 가는 데 있어 작은 씨앗 하나에 불과 할 뿐입니다.
나 자신은 무엇을 기대하며 여기에 있는 지 상대에게 무엇을 나누어 준 게 있는지 잠깐이나마 생각해 보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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