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생각하는 것
공원 아스팔트길은
어제와 다를 게 없는데
가로수 이파리와 낙엽 색깔은
달라졌다.
작년 이 맘 때
이 길을 걸었던 내 이름은 그대로인데
커진 까만 검버섯은
거울이 없어도 보인다.
눈에 보인 건,
계절변화로 인해
색이 변한 나뭇잎뿐인데
‘낙엽은 무엇이고 나는 무엇인가?’를
문득 떠올린다.
인간의 본질보단 존재를 중시했던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내가 누구인지 알려면 나 자신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 삶의 주인은 나이므로
사는 동안 모든 선택과 결정은 내게 있고
현재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말은 틀린 것 같다.
어제만 해도 푸른색이던 나뭇잎이
오늘 갈색이 되어 떨어진 것은
그 잎의 선택이었을까?
내 얼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검버섯을
의사 힘을 빌려 도려낸다 한들
피부색과 탄력은 언제까지 유지될까?
아니다!
내가 살면서 선택하고 결정하는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은
비록 내게 자유의지가 있어
내가 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고 교만이다.
그 모든 계획과 역사는
나를 포함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오직 창조주 하나님만이 할 수 있다.
자연과 세상이 변화되는 것이나
인간의 생로병사는
피조물이 할 수 없는
창조주의 절대 주권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내 손으로
공원길에 떨어진 수많은 낙엽 중 하나를 들고
다음을 생각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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