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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

돌무지

by 백대현 2020. 9. 24.

돌무지


돌무지에
돌멩이 하나가 멀찌감치 앉아 있다.
자갈이 찾아와 ‘왜 그러세요?’

물었다.
‘돌덩이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라고 했다.

돌무지에
돌멩이 하나가 달랑 앉아 있다.
돌덩이가 찾아와 ‘왜 그러냐?’ 

물었다.
‘자갈 때문에 속이 상합니다.’ 라고 했다.

돌부리에 찔린

돌멩이 시무룩하다.
돌덩이와 자갈이 제 갈 길 찾는다.

 

바위가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는 처음부터

내게서 갈라진 하나다.’ 라고...

돌덩이, 돌멩이, 자갈이
지금은 엇갈린 방향으로 걷고 있지만
그들은 이 돌무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하나인 것이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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