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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

백대현, 여기 앉아

by 백대현 2020. 12. 12.

* 여기 앉아

 

여기 앉아

함께 숨을 쉬고 있는

녹색 이파리와 하얀 꽃잎과

눈빛으로 이야기 나누지

 

이젠 힘이 약해진

다리를 옮겨

숲에 들어가면

소슬바람이 안아주고

 

이렇게 세상은

서로 의지하며 사는 거고

물처럼 흘러가는 거지

 

서른도 안 된 나무벤치

여기저기 상처 나있고

그 상처 쓰담쓰담하며

슬그머니 앉아 보고

 

벤치가 오랜 시간 기다린 듯

눈꺼풀 열어 윙크하고

쉬어 가라고

얼른 팔짱을 끼네

 

백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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