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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모음200

땅에 묻지 마세요 땅에 묻지 마세요 이생 떠나려니 피 같은 눈물 멈추질 않네 어차피 작정한 거 빨리 가야지 스무 알 캔에 넣고 벌컥벌컥 마셨지 고작 이렇게 살다 가는 거야 너무 힘들어서 먼저 가려고 모두 미안해 날 낳아준 분들에게 예의는 있어야지 못난 나 때문에 가슴에 시커먼 멍 안고 살 텐데 인사는 하고 가야지 모니터에 완결 안 된 문장 하나 눈에 띄고 읽는 찰나, 구급차 불러 썩는 내장 청소했어 새 삶, 보름달처럼 떠오르고 길거리 걷다 보면 날 보고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는 이들 있어 글은 생명 주는가 봐 글 쓰는 사람들 죽어가는 이, 다시 살리는 요술부리는 사람들인가 봐 당신이여, 당신이 단 한 생명 살릴 수 있다면 눈 아프고 온몸 쑤셔도 그 재능, 땅에 묻지 마세요 백대현. 2023. 6. 23.
백대현, 네가 그냥 좋아 2023. 3. 3.
백대현, 나도 하나 너도 하나 2022. 8. 15.
백대현, 그대의 향기 2022. 6. 7.
백대현, 여기 앉아 2021. 5. 22.
백대현, 그대는 2 2021. 5. 12.
백대현, 그대가 사랑한다고 2021. 5. 8.
백대현의 삶 *삶 질은 황톳길에 발자국 남기고 말라 부서진 나뭇잎 조각에 이름 석 자 간신히 써두고 울퉁불퉁 돌멩이에 부딪혀 엄지발가락 눈살 찌푸리고 두 다리 어기적어기적 얼른 벤치 찾아 엉덩이 디밀고 흐린 하늘 이 맘 아는 듯 대신 눈물 흘려주고 비에 젖은 멧비둘기 낮게 날고 먹이 찾던 날다람쥐 제집으로 뛰고 두 눈 있어 저들 보는 것도 헐떡이는 숨만 있어도 감사인 것을 안개처럼 찰나로 머무는 게 삶인 것을 부, 명예, 권력이 뭐라고 다른 이 아프게 하나 잠시만 산길 걷다 보면 알게 될 것을 백대현. 2021. 5. 2.
백대현의 사랑해 2 사랑해 한 잔을 마시면 다시는 안 볼 거야 두 잔을 마시면 내게 너무해 세 잔을 마시면 혹시 오려나 네 잔을 마시면 와주었으면 좋겠어 다섯 잔을 마시면 그리워, 보고 싶어 열 잔을 마시면 견딜 수 없을 만큼 보고 싶어 그리고 사랑해 백대현. 2021. 5. 1.
백대현, 그대 있으면 2021. 4. 20.
백대현, 사랑도 온다 2021. 4. 13.
백대현, 내 님을 그리며 백대현, 내 님을 그리며 백대현 시집, 중에서... 2021. 3. 2.
백대현, 그대의 향기 백대현, 그대의 향기 2021. 2. 27.
백대현, 여기 앉아 * 여기 앉아 여기 앉아 함께 숨을 쉬고 있는 녹색 이파리와 하얀 꽃잎과 눈빛으로 이야기 나누지 이젠 힘이 약해진 다리를 옮겨 숲에 들어가면 소슬바람이 안아주고 이렇게 세상은 서로 의지하며 사는 거고 물처럼 흘러가는 거지 서른도 안 된 나무벤치 여기저기 상처 나있고 그 상처 쓰담쓰담하며 슬그머니 앉아 보고 벤치가 오랜 시간 기다린 듯 눈꺼풀 열어 윙크하고 쉬어 가라고 얼른 팔짱을 끼네 백대현. 2020. 12. 12.
돌무지 돌무지 돌무지에 돌멩이 하나가 멀찌감치 앉아 있다. 자갈이 찾아와 ‘왜 그러세요?’ 물었다. ‘돌덩이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라고 했다. 돌무지에 돌멩이 하나가 달랑 앉아 있다. 돌덩이가 찾아와 ‘왜 그러냐?’ 물었다. ‘자갈 때문에 속이 상합니다.’ 라고 했다. 돌부리에 찔린 돌멩이 시무룩하다. 돌덩이와 자갈이 제 갈 길 찾는다. 바위가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는 처음부터 내게서 갈라진 하나다.’ 라고... 돌덩이, 돌멩이, 자갈이 지금은 엇갈린 방향으로 걷고 있지만 그들은 이 돌무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하나인 것이다. 백대현. 2020. 9. 24.